글로벌 변수 G2 환율전쟁

▲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환율조작국으로 선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으름장에 G2(미국ㆍ중국)의 통상마찰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타이어와 냉장고에 보복성 관세부과를 결정했다. 시장은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꺼내들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카드에 따라 환율전쟁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환율전쟁의 단초가 될까. 2017년 글로벌 경기를 흔들 변수 중 하나로 G2(미국ㆍ중국)의 환율전쟁 발발 가능성이 꼽히고 있다. 시작은 트럼프의 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점을 챙긴다”고 비판하면서 “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자신의 말이 허언虛言이 아님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중국을 향한 무역제재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중국산 대형 타이어에 덤핑ㆍ보조금 피해판정을 내리고 최대 65%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통상마찰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꺼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분석기관 롬바르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도가 높아지면 중국이 큰폭의 위안화 절하로 맞서는 환율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는 경기 방향에 따라 점진적인 약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변수는 미국과의 통상마찰”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에 따라 위안화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이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꾀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율전쟁으로 확전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첫째 이유는 갈수록 줄어드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12월 3조8689억 달러(약 4440조2085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110억 달러(3453조6170억원)로 22.17% 감소했다. 환율전쟁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게 쉽지 않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제시한 환율 조작국 3대 필수조건 중 무역 흑자 규모 200억 달러 이상(2016년 기준 2540억 달러 흑자)에만 해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정이 환율조작국 빌미를 제공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환율 조작 자체보다 중국의 과도한 대미무역 흑자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위안화 약세로 자본수지 약화, 외환보유고 감소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최근 외환보유고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스스로 환율을 매우 낮추면 안 된다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