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수➎ 국제유가의 향배

▲ 국제유가가 오르자마자 미국 내 셰일가스 시추설비도 급격히 늘었다.[사진=뉴시스]
국제유가가 올랐다. 기다렸다는 듯 미국 내 기업들은 셰일가스 생산을 재개했다. 언제 가격이 뚝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산유국의 감산합의가 잘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올해 6월이면 산유국들의 감산도 끝난다. 생산량 증가로 또다시 국제유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유가가 회복세다. 2월 1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54.4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53.88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초 2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회복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의 긍정적인 효과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수 있을까. 시장은 이 질문에 긍정적이다. 세계경기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근거다. 경기 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늘면 당연히 가격도 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회복세를 저지할 만한 요인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장애물은  셰일가스다.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1월 셋째주 기준 미국 내 시추설비수는 566개였다. 2015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셰일가스 시추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보가 변수로 떠올랐다. 기본적으로 트럼프가 지향하는 보호무역주의와 약한 달러는 국제유가를 떠받친다. 반면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셰일가스 수요를 늘려 생산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유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정부가 스스로 통제에 나서지 않는 한 셰일가스는 국제유가 상승세를 막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구용욱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제유가는 달러 약세와 세계 경기 회복 덕분에 상승세를 탔지만 이것만으로 국제유가 회복세를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소배출 규제를 풀면 셰일가스 생산량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요인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다. 셰일가스 생산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6월까지로 예정된 감산이 합의대로 진행될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2017년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면서도 산유국들이 감산합의 이행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감산 후 생산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 달러 강세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는 연말 60달러까지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 힘들다”면서 “트럼프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세를 쉽게 점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는 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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