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 갈수록 커지는 ODA시장을 주목해야 할 때다.[사진=뉴시스]
국제원조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원조자금(ODA)의 규모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ODA 시장에 진출하는 나라도 눈에 띄게 늘었다. 주목할 점은 ODA가 단지 ‘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원조국에 물적ㆍ지적 기술력도 함께 제공된다. ODA 시장을 허투루 봐선 안 되는 이유다.

우리나라가 올해 개발도상국에 집행할 ODA(원조자금ㆍ예상)은 2조7286여억원(약 24억 달러)이다. 이중에는 무상증여도 있고, 차관으로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이후 개도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빈곤 퇴치를 위해 매년 ODA를 집행하고 있다.

2013년 OECD 산하기구 개발원조위원회(DACㆍDevelopment Assistance Com mittee)의 ODA 규모는 1351억 달러에 이른다. DAC는 개도국의 원조를 위해 결성된 기구로, 회원국은 한국을 비롯 29개 나라다. ODA 집행 규모 기준 상위 5개국은 미국(315억 달러), 영국(179억 달러), 독일(142억 달러), 일본(118억 달러), 프랑스(113억 달러)다.

이처럼 개도국을 위해 지원하는 예산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시장이다. UN 산하기구 UN개발계획(UNDP), 유럽연합(EU) 등도 원조 시장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ODA는 일반적으로 두가지 경로로 집행된다. 첫째, 세계은행ㆍ아시아개발은행ㆍ미주개발은행 등 다자간 개발은행(MDA)이 ODA를 모아 집행한다. 이 경우에는 국제경쟁입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둘째, 세계 각국의 원조 정책을 근거로 개별 집행된다. 한국의 예를 들면 무상증여는 외교부 산하의 한국국제협력단(KOI CA), 차관 집행은 기재부 산하의 수출입은행이 담당한다.

원조 대상 사업의 유형은 건설ㆍ발전소ㆍ교육ㆍ보건ㆍIT 등이다. 원조 규모는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1000억원에 이르는 항만시설 공사에서부터 10억원 정도의 전자정부 마스터플랜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필자는 현재 모로코 원조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 중이다. 모로코 정부의 통계 업무를 컨설팅하고, 통계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임무다. 원조 예산은 610만 달러(약 63억원)에 이르고, 재원은 KOICA가 지원한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서쪽 끝에 있는 나라다. 인구는 3300여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3100달러이다. 여느 아프리카 국가처럼 국왕체제다. 낮은 1인당 GDP 수준과 달리, 카사블랑카ㆍ라바트ㆍ탕헤르ㆍ페즈 등 모로코의 도시는 산업이 발전돼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관광지로 정평이 나있다. 이곳에선 영화도 많이 찍는다. ‘미션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본얼티메이텀’ ‘007스펙텀’ ‘글래디에이터’ 등 수많은 영화를 여기서 촬영했다. 그만큼 모로코는 현재의 땅이 아니라 미래의 땅이다. 모로코에 대한 ODA 사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물질적인 원조를 통해 미래시장의 기반을 닦을 수 있어서다.

2015년 봄 시작한 모로코 원조사업은 2018년 12월까지 진행한다. 한국의 통계전문가, IT기술자 20여명이 매년 모로코에 파견, 일을 한다. 모로코 통계 업무 관련 공무원을 한국으로 초청해 2주~4주 통계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내년 겨울에는 아프리카 20개국 통계 관련 고위직 정부관련자를 초청해 한-아프리카 국제통계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 원조시장은 성장속도가 더 커질 것이다. 2000년께 차관으로 빌려준 자금이 다시 되돌아 오는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ODA의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ODA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조시장 역시 놓쳐선 안 될 중요한 수출시장이라서다.

지난 50여년 고도의 산업발전을 달성한 우리나라엔 지식노동자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소프트웨어 업계가 그렇다. 이제 좁고 열악한 국내시장을 탈피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때다. ODA는 좋은 관문이다.
한필순 편집위원 hanps77@naver.com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