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

▲ 트럼프 리스크가 올해 국내 증시를 흔들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유로존의 정치적 이벤트 등 휘발성이 강한 대외변수가 수두룩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정치·경제 상황도 어지럽다. 이렇게 불확실한 시기에 개미투자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까. 이창목 NH투자증권리서치센터장에게 물었다.
 

✚ 2017년에도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올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트럼프 리스크가 커지면서 시장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업의 실적이 성장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의구심도 여전하다. 주가는 올랐지만 실물경기는 신통치 않다. 그래서 경기회복 기대감에 베팅하던 투자자는 실물경기의 회복세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 올해 주식시장도 냉랭하겠다는 건가.
“2분기로 가면서 이런 요인이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본다. 2분기 이후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예상한다.”


✚ 경기침체에도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실적은 증가했다. 기업 실적을 우려하는 시선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뭔가.
“기업의 실적 증가세는 2년을 유지해야 시장에 믿음이 생긴다.”


 

✚ 예를 들어달라.

“2011년 기업의 이익이 80조원대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 이후 기업 실적이 제자리를 맴돌았고, 2014년에는 되레 감소했다. 투자자들이 ‘실적 성장의 연속성’을 믿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불황형 흑자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원인일텐데.

“그렇다. 불황형 흑자가 실적 성장세의 가치를 폄하하고 있다.”

✚ 반대로 말하면 올해 기업실적의 성장을 낙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IT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한계기업의 구조조정도 상당히 진행됐다. 낮은 유가 등도 호재다. 환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따져봐야겠지만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 환율이 변수 아니겠는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등 변수가 많다.

“미국의 현재 상황은 1994년 금리인상기와 비슷하다. 당시 금리를 3번 정도 인상한 이후 강세를 보이던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 강세가 무한정 진행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올해 5~6월 금리를 인상하면 1994년과 같은 3번의 금리인상 조건이 완성된다. 다행스럽게도 중국도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고 있다. 또 다른 환율 변수 요인인 G2(미국·중국) 대립 가능성이 줄었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트럼프는 환율조작국 대상으로 중국·일본·독일·멕시코 등을 꼽았다. 그런데 최근 일본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그는 무역이나 환율의 문제점을 강한 톤으로 꼬집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도 강한 보호무역이 되레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어쩌면 ‘수출을 하지마라’가 아니라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일지 모른다.”


✚ 2월 들어 가팔라진 외국인의 매도세가 트럼프 리스크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형주 위주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는 것이라서 매도세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 글로벌 시장의 상황도 나쁘지 않다. 한국 시장에서만 대대적으로 매도에 나설 이유가 없다.”


✚ 주가 상승, 상장기업 증가 등 주식시장의 양적 성장은 상당히 이뤄졌다. 하지만 질적 성장은 아직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다.

“시장이 박스권을 돌파해야 질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당이 증가해야 한다. 장기투자자가 늘어나야 시가총액이 증가한다. 하지만 국내 배당 수익률 평균은 2%가 되지 않는다. 3% 정도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

✚ 배당 증가가 외국인투자자와 대주주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있다.

“그건 경제 정의의 문제다. 자본시장의 측면에서는 다르다. 일례로 외국인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로 배당률이 올라가면 소액주주도 이익을 보는 건 사실이다.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 주가도 상승세를 탄다. 주가 상승 역시 소액주주의 이익으로 연결된다.”

✚ 시장이 대형주 위주로 흘러가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개미투자자가 늘어났다.

“개인투자자는 중소형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 회복기에는 소재·경기민감주가 포함된 대형주의 성과가 좋게 나온다. 시기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형주에 직접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간접투자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소형주 투자를 원한다면 저평가된 종목을 노려야 한다.”


✚ 마지막으로 투자팁을 준다면.

“주식투자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투자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식·채권·원자재 등의 비중을 비슷하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금리가 오를 때 무슨 채권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뱅크론본드처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부문은 여전히 있다. 다양한 부문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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