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새로운 변수

외국인 관광객 1700만명 시대다. 외국인이 2초에 1명꼴로 한국을 방문했다는 얘기다. 정부는 앞으로도 외국인 관광객이 다양한 문화 콘텐트를 즐길 수 있게끔 질적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들이 씀씀이를 더 늘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선도 자연스레 외국인 관광객에 쏠리고 있다.

▲ 부동산 투자자들이 외국인 관광객 잡기에 한창이다.[사진=뉴시스]

외국인 관광객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등 불안한 국제 정세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1700만명을 돌파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위기를 겪은 2015년(1323만명)보다 28.5% 늘어난 수치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2년 처음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이후 4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세계관광기구(UNWTO)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전세계 국제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4% 성장했는데 한국은 무려 3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일본시장의 부활이다.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352만명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지난해 2월 성장세로 전환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전년 대비 24.8% 성장한 229만명을 끌어 모았다. 사드 배치 영향으로 증가세에 발목을 잡힌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역시 새 국면을 맞았다. 친구와 연인ㆍ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자유여행을 즐기는 싼커散客(중국인 개별 관광객)가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제 효과는 상당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700만명 입국은 19조4000억원의 관광수입과 34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온다. 취업유발인원은 37만4000명에 달하는 등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

이들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명동을 보자. 명동은 세계에서 8번째로 임대료가 비싼 상권으로 꼽힌다. 영국의 부동산 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행한 보고서 ‘2016년 세계의 주요 번화가’에 따르면 명동의 월평균 임대료는 1㎡당 908달러(약 107만원)다. 33㎡(약 10평) 남짓한 작은 매장 하나만 내도 월 임대료가 3500만원을 넘는 셈이다. 명동의 평균 임대료는 2015년 같은 조사 때보다 6.3% 상승했다. 순위는 9위에서 한계단 올라섰다. 명동은 최근 10년간 세계 상권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땅값도 비싸긴 마찬가지다. 전국 공시지가 10위권 역시 모두 명동에 있다.

땅값 쥐락펴락하는 外人

외국인 관광객이 다양한 문화 콘텐트를 즐길 수 있는 신촌 상권 역시 상승세다. 지난해 4분기 기준 3.3㎡당 점포 매매가격이 마포구가 3467만원, 서대문구가 2533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2.8%, 8.3% 올랐다. 화장품 업종이 몰려 있어 유커들의 방문이 꾸준했던 이대 상권의 평균 임대료 수준 역시 4.2% 가량 상승했다.

그만큼 이들이 한국에서 쓰는 지출액이 만만치 않아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여행 경비는 184만원이다. 이중 57.6%에 해당하는 106만원을 쇼핑 경비로 쓰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을 두고 ‘7일 상권’이라 부르는 이유다. 주중ㆍ주말 가리지 않고 사람이 몰려서다. 덕분에 이들이 몰리는 상권은 투자 수익률 불황이 없는 무풍지대로 꼽힌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은 상권만 흥행하는 게 아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사업도 활발하다. 특히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다.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은 서비스와 주거공간이 결합된 숙박시설이다. 기존 오피스텔이 일반 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1~2년 장기 계약을 하는 것과 달리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은 단기 체류자들을 상대로 하는 ‘객실 임대형’이란 차이가 있다. 운영을 전문업체에 위탁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민감한 계약관계, 유지ㆍ보수 부담이 없다.

숙소 안에서 취사와 세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장기 투숙 목적의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고급 호텔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도 장점이다.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주요 타깃이다. 최근에는 젊은 관광객이 파티 장소로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명동, 강남역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 일대 레지던스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일반 오피스텔보다 2~3% 이상 높은 이유다.

호텔식 오피스텔에 주목

물론 서비스드 레지던스 오피스텔 투자에도 주의점은 있다. 무엇보다 위탁업체가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거나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면 임대 수익이 낮아질 수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로 허가를 받았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레지던스 용도인 경우 보건복지부에 허가를 받아야 합법적으로 숙박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을 경우 이후 숙박업으로의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

법적인 부분을 확인했다면 시장성을 살펴야 한다.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경우 분양 형태이기 때문에 2년까지는 투자수익률이 보장되지만 이후에는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숙박 수요 대비 공급이 덜한 지역을 선택한 다음 상품경쟁력과 위탁업체 경쟁력, 분양가 경쟁력을 살펴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