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⓯ 「젊은 인도」 저자 권기철

현대차 재직 시절, 인도에서 파견 근무를 하면서 인도시장을 꿰뚫은 「젊은 인도」의 저자 권기철(47)씨. 그는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을 해외에 알리는 일을 하면서 건설사에서 해외영업업무를 하면서 우리가 보지 못한 인도를 탐구했다. 그런 그가 코끼리의 땅 인도를 선점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 권기철씨는 "인도의 젊은층은 구매력이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 책에서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근거가 무엇인가요?
“2017년 인도는 2000년대 초반 중국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중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죠.”

✚ 좀 추상적인데요.
“그런가요? 구체적으로 말해보죠. 지난해 8월 3일 인도 의회를 통과한 인도 경제의 혁명과 같은 조세법 ‘GST(상품서비스세)법’이 올 4월 발효돼요. 인도의 1차ㆍ2차 산업을 가로막는 ‘물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이를 통해 현재 7%대에 머물러 있는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1~2%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요. 인도가 성장 페달을 밟고 있다는 중요한 근거죠.”

▲ GST법 이후 인도 경쟁성장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사진=뉴시스]
✚ GST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현재 물품에 붙는 16종류의 조세를 단일세로 일원화하는 게 골자예요. GST가 시행되면 인도 각 주州에서 집행하는 8~40%의 세율이 8~10%로 단일화돼 제품가격 인하에 큰 기여를 할 겁니다. 또한 현재 주와 주 사이 통관시 세금이 부과되던 방식도 탈피하게 돼요. 자유로운 물류가 가능해지는 셈이죠. GST 시행 전후 투자가 급격히 증가할 겁니다. 우리 기업들이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죠.” 

✚ 인도의 많은 젊은층도 좋은 동력으로 보입니다.
“인도는 젊은 나라입니다. 13억명의 인구 평균이 26.7세고, 인구의 65% 이상이 35살 이하죠.”

✚ 젊은층의 구매력도 강한가요? 시장이 성장하려면 ‘구매력’이 좋아야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제품의 가격과 가치에 따라 연령대별로 구매 패턴이 달라져요. 자동차를 예로 들면, 20대 후반~30대 초반은 아반떼, 30대 중후반~40대 초반은 쏘나타, 40대 초중반은 그랜저, 40대 중후반은 제네시스 등으로 구매 패턴이 달라지죠. 인도는 그렇지 않아요. 제품에 상관없이 모든 타깃이 30대에 맞춰져 있죠. 30대 전후 젊은층의 구매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방증입니다.”

✚ 젊은층은 어떤 산업에 주로 분포돼 있나요?
“인도의 2차 산업 비중은 13%에 불과해요. 한국과 중국이 26%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낮은 수준이죠. 반대로 말하면 2차 산업이 발전할 여지가 상당히 큽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도의 젊은이는 기성세대에 비해 외국문물과 문화를 거부하지 않아요. 소비 행태도 적극적이죠. 2차 산업에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날수록 시장에 활력이 감돌 겁니다.”

✚ 우리 기업 입장에선 인도의 어떤 산업군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요?
“소비재 산업입니다. 인도는 생산자 중심의 시장입니다. 의자 하나만 봐도 다양성이 부족하죠. 가령 허리 보호를 위한 기능성 의자는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어요. 우리에겐 너무도 당연하지만 인도에 없는 제품군을 노리면 승산이 충분합니다.”

✚ IT 산업도 유망하지 않나요?
“콘텐트 기반의 IT 서비스는 인도에서 사업하기 좋은 분야입니다. IT와 결합된 교육 사업도 유망하구요. 인도 교육시장이 100조원대인데, 이를 뚫는 데 IT가 도움을 줄 겁니다.”

✚ 인도에 유독 성공한 IT 스타트업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잘 벤치마킹했어요. IT산업의 기반인 유저를 늘리는 것도 유리해요.”

✚ 예를 드신다면.
 

“페이스북 팔로를 예로 들어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페북 팔로가 100만이 되려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해요. 하지만 인도에선 수개월 만에 할 수 있죠. 어떤 교육용 애니메이션 스타트업은 단 100개의 영상만으로 유튜브에서 46억뷰를 기록했어요. 그것도 2년 만에요. 한편당 평균 제작비가 2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죠. 이런 숫자는 미국 투자자의 흥미를 끌었고, 이를 통해 2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어요.”

✚ 인도가 ‘기회의 땅’인 셈이네요.
“인도는 중국과 다른 게 있어요.”

✚ 뭔가요?
“중국과 달리 인도는 해외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보다폰 등 인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좋은 선례를 남겼죠. 인도엔 기회가 많아요. 이를 잡는 건 우리의 몫입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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