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vs 서비스업체 VOD 갈등

‘본방 사수’는 이제 옛말이다. 약간의 요금만 부담하면 원하는 콘텐트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어서다. 주문형 비디오(VOD)를 통해서다.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 중이다. 그런 VOD 시장이 시끄럽다. VOD를 제작하는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등 서비스 업체가 ‘요금 문제’로 옥신각신한다. 소비자는 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 급성장하는 VOD 시장에는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많다.[사진=뉴시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모바일 VOD(주문형 비디오ㆍVideo On Demand) 사용료가 터무니없이 낮다. 중계업자인 통신사의 갑질이다.” 콘텐트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모바일 IPTV 3사(KTㆍSK브로드밴드ㆍLG유플러스)는 이렇게 되받는다. “기존 금액 대비 60% 이상의 요금 인상은 지나치다. 본방송 후 3주가 지나야 무료로 볼 수 있어 소비자도 많지 않다.” 최근 벌어진 지상파 방송사와 모바일 IPTV 3사 간 갈등의 단면이다.

지난 1일 지상파 방송사는 모바일 IPTV 3사에 VOD 공급을 중단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VOD 사용료를 2배가량 높여 제시했는데,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IPTV 이용자는 졸지에 지상파 VOD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최근 VOD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4년간 평균 35%가량 성장했다. LG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원하는 콘텐트를 VOD로 시청하는 사람은 73%로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비율(27%)보다 월등히 높았다. 유료방송사(IPTVㆍ케이블)의 VOD 매출액은 2015년 6380억원으로 전년(5674억원) 대비 12.4% 늘었다. 전체 유료방송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9%로 매년 증가세다.

이 때문인지 VOD 패권 다툼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VOD 콘텐트를 두고 다툼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철만 되면 케이블 업체와 옥신각신한다. 지난해에는 지상파 방송사가 VOD 재송신료를 280원에서 400원으로 올리겠다고 주장했다.

가격 협상이 되지 않으면 VOD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두차례나 VOD 공급을 중단했다.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와 서비스 업체의 갈등으로 소비자만 손해를 본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업체가 충돌한 지난해 소비자들이 난데없이 검은 화면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던 건 대표 사례다.

소비자 피해 줄일 안전장치 마련해야

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갈등으로 소비자가 외면하면 시장도 성장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기업들이 횡포를 부려도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미디어 시장의 우위를 점하던 지상파 방송의 시청 점유율이 지난해 38%(2014년 48.5%)까지 떨어진 것도 소비자가 TV 대신 VOD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체가 갑자기 VOD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해도 소비자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서비스업체가 이용 약관을 변경할 때에는 미래부나 방통위의 사전 승인을 받게 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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