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 없이 승리한 영웅
총칼 없이 승리한 영웅
  •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 호수 228
  • 승인 2017.02.24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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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인 | 핵소 고지

▲ 영화 '핵소 고지'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전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무수히 많다.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계보를 잇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핵소 고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오키나와 전투를 배경으로, 데스몬드 도스라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느 전쟁 영화와 다른 점은 데스몬드가 ‘총을 들지 않는 군인’이라는 거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결코 총을 쏘지 않았지만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훈장’까지 받았다.

비폭력주의자인 데스몬드 도스는 조국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군에 자진 입대한다. 총을 들지 않아도 되는 의무병에 지원했지만, 군대 필수 훈련인 총기 훈련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데스몬드는 끝끝내 총기 훈련을 거부해 군과 동료들의 비난을 받는다. 군사재판까지 받게 된 그는 외롭고 긴 사투 끝에 무기 없이 참전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낸다.

마침내 맨몸으로 오키나와 전투에 참전한 그는 핵소 고지 위에서 벌어진 격렬한 총격전 속에서 홀로 부상당한 동료들을 구한다. 다리에 수류탄 파편이 박히고 팔이 골절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서도 75명의 생명을 구해낸다.

핵소 고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사실감 넘치는 전투신,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력 등으로 호평받았다. 제7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3개 부문 노미네이트,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입증했다.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멜 깁슨 감독은 “어느 누가 무기 하나 없이 전쟁터에 뛰어들 수 있겠는가”라며 “실화이기에 더욱 특별한 데스몬드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아포칼립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브레이브 하트’ 등으로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신념과 용기를 섬세하게 파헤치는 동시에 핵소 고지 전투를 리얼하게 그렸다.  전투에서 사용되는 발광탄을 재연하기 위해 ‘박스 폭탄’이라는 새로운 장비를 만들고, 화염방사기로 연기를 뿜어내는 등 연출에 공을 들였다.

데스몬드 역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는 “실화라는 사실을 알게된 후 망설임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 전부터 데스몬드의 고향, 집까지 찾아가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멜 깁슨 감독 역시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화할 때에는 그가 사랑했고, 그를 사랑한, 그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 주변 사람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데스몬드의 이야기가 영화화되기까지 16년이 걸렸다. 그가 자신의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긴 시간 그를 설득해온 프로듀서 데이비드 퍼밋과 빌 메카닉은 “꼭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이야기다”며 “영화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영원히 남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연출자, 제작자, 배우 모두가 데스몬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서 일까. 핵소 고지는 영화적이면서 현실적이고 처절하면서도 숭고하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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