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진 ABS골프 대표

▲ 김의진 ABS골프 대표는 골프지망생 육성은 물론 골프대중화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프로골퍼라고 누구든 거액의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프로골퍼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레슨’을 병행한다. 돈 문제는 일반 골퍼에게도 마찬가지다. 레슨 한번 받을라치면 지갑을 탈탈 털어야 한다. 이런 두가지 골칫거리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신생기업 ABS골프의 김의진(36) 대표와 강지선(33) 이사가 흥미로운 윈윈 해법을 제시했다.

15억원짜리 모자. 프로골퍼 박성현이 최근 KEB하나금융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마쳤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15억원 안팎일 거란 게 업계 분석. 선수가 경기 때마다 쓸 모자 앞에 붙는 하나금융의 패치가 15억원짜리라는 얘기다. 이처럼 기업의 후원을 받는 유명프로골프들의 몸(옷)은 곧 광고판이 된다.

헌데, 이 이야기는 일부 유명선수에게만 해당한다. 대부분의 프로골퍼는 후원사를 구하지 못해 골프장에 취직, 레슨을 병행한다. 투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프로지망생들도 필드비, 골프용품 구입비를 마련하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ABS골프는 ‘골프 프로지망생 육성’ ‘골프대중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난 1월 1일 오픈한 회원제 골프사이트다. ABS골프에 소속된 프로골퍼ㆍ세미프로ㆍ프로지망생으로 게임매니저(GM)를 구성, 정회원(유료회원)들과 라운드하는 방식이다. 프로골퍼나 지망생들은 그린피 부담 없이 필드에서 연습할 수 있고, 정회원들은 골프실력을 키울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골프가 대중화되긴 했어요.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고요. 하지만 프로지망생들에겐 필드에 나가 연습하는 것도, 골프용품을 사는 것도 모두 ‘돈’이죠. 프로골퍼에게 레슨이라도 한번 받으려면 역시 돈이 필요해요. 간절한 마음, 피나는 노력과 별개로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는 거죠.”
김의진(36) 대표에게 이 사업을 제안한 건 강지선 이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아 세미프로 자격까지 얻었지만 강 이사 역시 현실의 벽에 부딪혀 밤낮으로 일하며 프로의 길을 좇았다. 결국 골프채를 놨지만 프로와 프로지망생들의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까지 외면할 수 없었다.

“일반인들이 프로골퍼에게 레슨을 받으려면 돈이 꽤 드는데 정작 프로들이 손에 쥐는 건 얼마 안돼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프로골퍼로 활동하다 캐디를 하겠다는 사람도 봤어요.”

그들을 돕기 위해 의기투합한 김 대표와 강 이사.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두 사람은 프로골퍼와 골프지망생을 모으고 있다. 최근엔 PGA프로와 계약도 성사시켰다. “연회비(12만원)가 저렴하다보니 회원들이 많이 참여하고, 활동해줘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그 수익으로 지망생들을 후원할 겁니다. 정회원이 낸 연회비로 지망생들이 프로가 되면 ‘저 선수 프로 되는 데 내가 한몫했다’며 회원들도 자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성공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골프대중화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ABS골프는 지난 23일 전남 여수 디오션CC에서 ‘프로지망생 후원’ 첫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순수 아마추어 골퍼들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였는데, 160명(40팀)이 참가했다. ABS골프, 기분 좋은 첫발을 뗐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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