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없는 삼성 성공할까

▲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골자로 한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삼성이 그룹 컨트롤타워를 해체한다. 대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창립 58년 만에 처음 시도하는 실험이다. 그렇다면 오너가 삼성그룹 전체가 움직이던 수직적 경영 행태는 정말 없어질까. 아직은 반신반의다. “쇄신안이다” “미봉책이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2월 마지막날, 벼랑에 몰린 삼성그룹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미래전략실의 해체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 경영. 정경유착 논란을 원천 차단하고 황제식 오너 경영의 문제점을 완전히 끊겠다는 의도다.

삼성의 오랜 의사결정구조도 바뀐다. 삼성은 그동안 오너가 큰 그림을 제시하면 미래전략실이 전략을 짜고 계열사가 이행하는 수직적인 구조였다. 이제부터는 각 계열사 이사회 기능이 대폭 강화될 공산이 크다. 물론 완전한 각자도생은 어렵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여전히 복잡한 지분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들이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소그룹별로 묶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본다. 세 기업이 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쥐고 있어서다.

이번 쇄신안으로 오너 경영의 구태를 벗을 수 있을지를 두고도 시선이 엇갈린다. 각 계열사 이사회마저 지금껏 오너일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거수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뒷방 결재자가 따로 있으면 지금의 혁신안은 한낱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거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배주주와 내부 경영진이 선임한 ‘거수기 사외이사’로만 채워져서는 각 계열사 이사회의 자율적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핵심 계열사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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