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센터장

▲ 3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시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2100포인트대를 돌파했다. 문제는 지수는 상승세를 타는데 수익을 올린 투자자가 적다는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센터장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 올해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장기적으로 큰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리레이팅(Re-rating)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 예를 들어달라.
“2009년 1월 40만원대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2013년 초 15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글로벌 D램 업계에서 4위를 차지했던 키몬다가 파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기술력, 과감한 투자, 수직계열화의 장점, 자본력 등도 크게 부각됐다. 하지만 외국투자자는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정경유착 등을 이유로 투자를 기피했다.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시장 평가는 낮았다는 얘기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얘기하는 건가.
“그렇다. 국내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로 선진국인 미국(18.5배)ㆍ일본(15.9배)ㆍ영국(14.8배)은 물론 필리핀(17.8배)ㆍ러시아(9.7배) 등 신흥국보다도 낮다. 애플이나 인텔도 삼성전자와 똑같은 사이클리컬(경기순환) 기업이다. 기술적으로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보다 특별할 게 없지만 PER은 훨씬 높다. 그 원인이 정경유착에 있다는 얘기다.”

✚ 정경유착이란 약점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과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부정청탁에 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도 마찬가지다.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는 상관이 없다. 어느 대통령이나 정권도 기업에 말이 안 되는 요구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사회 투명성이 높아지고 정경유착의 고리가 약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탄핵심판 결과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결과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4~5월, 길게는 연말까지 혼란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4~5년 뒤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국내 증시의 저평가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그 변화의 시작은 외국인 투자가에게서 나타날 것이다”

✚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 같은 실적을 올리더라도 주가는 더 많이 상승하는 리레이팅이 발생한다. 대형주의 리레이팅은 중소형주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자연스럽게 국내 증시의 레벨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 4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상환은 컨트롤할 수 있는 이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있느냐다. 위기설 자체보다 정부의 대처 능력을 바라보는 시장의 의구심이 크다.”

✚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도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시장의 우려가 큰 이유는 1980년대 미국이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까지 피해를 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도 미국이 잃을 게 별로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미ㆍ중 무역마찰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 지정이 쉽지는 않다.”

✚ 환율은 벌써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인상, 환율조작국지정, 트럼프 이펙트 등의 영향으로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달러는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 중간에 트럼프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단기적 변동성은 크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이다.”

✚ 지수는 오르는데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적다.
“힘든 상황이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이런 기업을 찾는 게 쉽지는 않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거나 간접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개인투자자에게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개인투자자가 직접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펀드회사ㆍ증권회사 등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현명하다. 문제는 단기성과에 치중해 돈을 넣었다 뺐다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수수료만 날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전문 분야가 아닌 주식이 오른다면 잠시 투자를 쉬는 게 나을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투자팁을 준다면.
“증시를 이끄는 대형주를 바탕으로 경쟁력과 시장이 확보된 중소형주를 적절히 분배해서 투자하는 게 좋다.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내수부문의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꾸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여행 관련주와 편의점주를 제외하곤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