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푸드마일에 숨은 덫

▲ 유통되는 식재료의 절반 이상이 수입산이다.[사진=뉴시스]
식재료가 생산지에서 출발해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동거리를 의미하는 ‘푸드마일(food miles)’. 푸드마일은 식재료 화물수송량에 수송거리를 곱한 수치다.

이런 우리나라의 푸드마일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ㆍ영국ㆍ프랑스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푸드마일은 2001년 5172tㆍ㎞에서 2010년 7085tㆍ㎞로 37% 높아졌다. 나머지 3개국의 푸드마일이 2003년 대비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푸드마일이 높아지면 식품의 안전성은 낮아지고, 탄소배출량은 많아진다.

우리나라의 푸드마일이 높아진 이유는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아져서다. 시중에 유통되는 식재료 절반 이상이 수입산이다. 소고기의 경우 자급률이 40%(2016년 기준)를 밑돈다. 곡물 자급률도 같은 기간 48.4%에 그쳤다. 콩을 사용한 가공식품의 경우 90% 이상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했다. 알고도 먹고, 모르고도 먹는 수입산 식품이 수두룩하다는 거다.

문제는 수입 농산물의 거부감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도시민 75.7%가 ‘농산물 시장이 지나치게 개방됐다’고 우려했지만 전체의 43.9%는 ‘수입 농산물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고 답했다. 식탁 위의 ‘신토불이身土不二’가 한발 더 멀어진 셈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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