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복의 까칠한 투자노트 | 변액보험 다시보기

▲ 평생 비과세를 받는 통장을 개설한다고 생각하면 변액보험의 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이렇게 욕 먹는 보험상품이 있을까. 일부 사람은 변액보험의 ‘변’자만 들어도 욕부터 날린다. 사실 그럴 법도 하다. 수익률은 시원치 않을 때가 많고, 잘못 해약하면 원금이 손실될 우려가 크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도 있다. 그 때문에 변액보험이 변신을 꾀했다는 점이다.

변액보험을 좋게 보는 투자자는 많지 않을 거다. 이유가 있다. 첫째, 가입 후 단기간에 해약하면 원금을 받지 못한다. 둘째, 체감수익률과 실제수익률의 괴리가 크다. 예컨대 언론에서는 주식 상승세라고 떠들지만, 내 변액보험으론 그걸 체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여기엔 오해가 좀 있다.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주식 시세와 같은 특정한 이슈보다는 펀드처럼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서 달라진다.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를 챙기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거다. 이 때문에 체감수익률과 실제수익률의 괴리를 해결할 방법은 투자자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기간 내 해약으로 발생하는 원금 손실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있다.

변액보험을 단기간 내 해약했을 때 손실이 커지는 건 사업비 때문이다. 사업비란 보험사가 변액보험 판매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징수하는 여러 가지 성격의 비용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변액보험 판매 초기엔 사업비가 기본 보험료의 7%를 넘는 변액보험이 상당수였다. 그러니 7% 이상을 뗀 나머지 93%만을 실제 펀드에 투자하다보니 다른 경쟁 금융상품들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해약 시점까지 안 좋으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보험료에서 2%의 사업비만 제하고, 나머지를 모두 펀드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이 있다. 변액보험의 인식이 좋지 않자 보험사들이 사업비 일부를 받지 않거나 보험납입기간이 끝나는 시점으로 연기를 해주는 거다. 말하자면 변액보험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라졌으니, 변액보험 투자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비과세다. 올해 4월 1일을 기점으로 비과세 한도가 축소된다. 정기예금처럼 납입하는 보험상품의 경우, 10년 만기 유지 시 2억원의 비과세 한도가 1억원으로 줄어든다.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보던 보험상품의 보험료 월납 규모도 월 150만원으로 제한된다.[※참고 :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 150만원도 투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변액상품의 월납 규모는 20만원 이상이면 가능하다.]

그럼 4월 1일 이전에 변액보험에 투자한다면 어떨까. 일단 5년 동안 일정금액을 월납하고 10년을 유지하면 이후부터 생기는 모든 이자수익은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5년 후부터는 아무 때나 돈이 생길 때 추가납입을 할 수도 있다. 일부 상품은 추가납입 시 비용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결국 해약하지 않고 일정 기간만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의 수익이 났든 세금을 내지 않는 훌륭한 비과세 통장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

예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변액보험이 아니다. 변액보험을 수익률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액보험에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평생 비과세 통장’ 하나를 개설한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면 충분히 매력 있는 투자 아닐까.
이병복 금융산업평가 컨설턴트 bblee2@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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