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힘으로 일 주는 게 능사일까
‘공’의 힘으로 일 주는 게 능사일까
  • 김다린 기자
  • 호수 234
  • 승인 2017.03.2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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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일자리 공약의 허와 실

“공공부문 고용 대폭 늘리겠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솔깃한 약속이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지원을 받는 만큼 안정적이다. ‘질 좋은 일자리’를 대폭 늘린다는 건데,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복기하면 이 공약마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 문재인 전 대표는 공공부문 고용 확대를 일자리 공약의 핵심 기치로 걸었다.[사진=뉴시스]

우리나라는 ‘공무원 천국’이다. 청소년들의 선호직업 1위가 5년째 공무원이다.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의 직업도 물론 공무원이다. 덕분에 지난해 4월 국가공무원 9급 공채에선 선발 인원 4120명에 22만2650명이 지원했다. 역대 최다 응시자다.

우리나라가 ‘공무원’에 목을 매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 기업보다 오래 일할 수 있고 그만큼 안정적 수입과 높은 연금을 챙길 수 있어서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자리 대책은 솔깃하다. 문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이라서다.

명분도 있다.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빈약하다는 점. 우리나라의 2013년 기준 공공부문 고용비중이 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1.3%)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고용을 3% 포인트를 올려 OECD 평균의 절반 수준(10.6%)에 맞추면 2700만명의 3%인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사회복지 공무원 수가 부족한 점을 강조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복지 공무원 수는 인구 1000명당 12명인데, 우리나라는 0.4명뿐이라는 거다.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늘리기만 해도 사회복지공무원 25만명이 늘어난다. 일자리를 늘림과 동시에 사회 안전망도 확보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문 전 대표의 공약을 공감할 수 없는 눈치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오로지 국가 예산으로 인건비를 충당해야 하는데, 누적적으로 증가하는 재원 마련 대책이 빠져 있어서다. 공공부문 고용 확대를 일자리 신규 창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대부분 민간이 위탁관리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많아서다. 공공부문 고용 확대를 일자리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삼은 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당장에 실업률을 낮출 수 있는 ‘단기 처방’이라서다. 우리나라 노동 시장의 고질병은 이런 방법으로 간단히 풀 수 없다는 거다.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로 대변되는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숙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합 처방이 필요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과감한 재원을 투자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의 노동의 질을 높이는 게 먼저”라면서 “새 정부의 역할은 공공부문 종사자가 아닌 누구라도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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