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낙관론, 원론적 공약 부추겼나
섣부른 낙관론, 원론적 공약 부추겼나
  • 강서구 기자
  • 호수 232
  • 승인 2017.03.2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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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일자리 공약의 허와 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일자리 창출은 민간과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일자리 정책을 평가한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불가능한 숫자를 제시하기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시했다. 청년은 물론 중장년ㆍ여성을 위한 일자리 정책과 필요한 재원도 담았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정책엔 뚜렷한 한계가 있다. 정책을 달성하려면 경기가 회복돼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이 주도하고 정부는 거들 뿐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시한 일자리 정책의 핵심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과 민간이고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일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제시한 일자리 공약은 크게 5가지다. 첫째, 비정규직 양산을 막기 위한 ‘직무형 정규직’ 도입이다.

직무형 정규직은 직무에 따라 급여를 지급해 비정규직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회사는 파산 등 특별한 경우에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 형태인 셈이다. 둘째는 공정한 보상시스템 구축에 따른 보상 격차 축소다. 이밖에도 노동 시간 단축, 평생교육을 통한 직원훈련 체계 혁신, 고용 친화적 산업구조 구축 등을 제시했다.

청년ㆍ중장년ㆍ여성 등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 정책도 내놓았다. 특히 청년 고용절벽을 해결하기 위한 한시적인 고용보장 계획을 밝혔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모든 청년에게 5년 동안 대기업 임금의 80% 수준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올해부터 3~5년간 지속될 최악의 청년 실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책에 필요한 재원은 9조원(임금 지원 5조4000억원, 직업훈련 수당 3조6000억원)으로 청년일자리 사업예산과 정부 일자리 사업예산을 조정해 마련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계층을 위한 정책이 담겨 있고 재원조달 방안 등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다. 민간에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맡긴다는 정책 실현방안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당장 해결해야 할 일자리 문제를 민간 주도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원론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 전 대표는 청년 실업 문제가 5년 후에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인 청년 숫자가 줄고 베이비부머가 은퇴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잠재 성장력이 떨어지면 일자리를 만들 기업의 생존도 보장하기 힘들다.

한 경제전문가는 “기업환류세제 도입 등 정부의 압박에도 고용과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다”며 “경기가 크게 회복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약의 의도대로 고용을 늘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 임금의 한시적 지원이 끝난 이후에 대한 준비가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취업 5년 후면 결혼, 출산 등으로 임금의 안정성이 이전보다 더 요구되는 시기”라고 꼬집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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