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⓰ 「부동산 투자의 정석」 저자 김원철

10년 전 「부동산 투자의 정석」을 냈던 ㈜골드앤모어 김원철(50) 대표가 똑같은 제목으로 최근 책을 냈다. 예전 책에는 약간의 꼼수가 있었고, 이번에 이 꼼수들을 죄다 빼내 진짜 ‘정석’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2년 안에 원금의 70%를 회수할 자신이 있다면 ‘전세 레버리지 투자’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 ▲ 김원철 대표는 “전세 레버리지 투자는 활황일 때도 불황일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전략”이라고 강조했다.[사진=천막사진관]
✚ 10년 전 출간한 책과 똑같은 제목으로 다시 출간한 이유가 뭔가요?
“우선은 출판사가 그렇게 권유했습니다. 10년 전에 낸 제 책이 인지도가 높았기 때문에 같은 제목으로 개정판을 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스스로 좀 더 ‘정석’다운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사실 10년 전에 낸 책을 스스로 평가하자면 투자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나 창의성, 안목 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칭찬해줄 만합니다. 하지만 약간의 꼼수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꼼수를 뺀 정석다운 이야기만 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 주로 어떤 게 달라졌나요? 
“전체적으로 다 손을 봤습니다. 일단 요즘 다른 책에서도 다루는 일반적인 내용이라 생각되면 모두 손을 댔습니다. 내용을 아예 뺀 건 아니고,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데 집중했다는 얘깁니다.”

✚ 저자가 제안하는 투자법이 향후 20년간 유효하다고 말한 근거가 뭔가요?
“통계청이 발표하는 인구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까지 계속 증가할 전망입니다. 인구가 더 늘어나는데, 지금도 모자란 집이 남아돌 수 있나요. 일부에선 생산인구가 감소해 집 수요가 줄어들 거라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을 겁니다. 집 수요는 전체 인구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늘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부족한 곳이 있습니다. 이런 곳을 찾아내면 기회를 잡을 수 있죠.”  

✚ 2030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역시 급격한 인구 감소는 아니고, 선호지역은 여전히 한정돼 있습니다. 예컨대 지금 일부 지방대학은 학생들을 모집하느라 힘겹게 홍보를 하지만, 서울 상위권 대학은 여전히 경쟁률이 높습니다. 부동산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겁니다.”

✚ ‘전세 레버리지 투자’를 권했는데, 간단히 소개하자면?
“소액으로 전세를 낀 부동산을 매입하고 전세 보증금 상승분으로 다시 추가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자산 규모가 늘어나면 좀 더 상승률이 높은 대상으로 투자를 확대해나가는 겁니다. 전세보증금 상승분으로 투자를 하는 겁니다.”

✚ ‘갭투자’와 어떻게 다른가요. 
“투자 대상을 찾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거의 차이나지 않는 대상을 고릅니다. 하지만 전세 레버리지 투자는 향후 임대가 계속될 수 있을지, 임대수요가 계속 늘어날지를 보는 반면, 갭투자는 매매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지를 봅니다. 매도 차익을 보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는 대단히 위험하고, 투자자의 자세로서도 적당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제한된 지역에 몰려

✚ ‘전세 레버리지 투자’의 강점은 뭔가요?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이 불황이든 활황이든 상관없이 좋다는 점입니다. 시장이 불황이면 전세금이 올라서, 시장이 활황이면 매매가격이 올라서 좋습니다. 때문에 맘 편하게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끈기를 가지고 이 투자법을 지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 전세 레버리지 전략에서 강조하는 원칙이 있나요?
“원칙은 3가지입니다. 첫째, 투자대상의 전세비율이 80% 이상이어야 합니다. 전세가는 거품이 없는 사용가치 개념이므로 85~88% 비율이면 더 좋습니다. 둘째, 2년 안에 원금의 70%를 회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세정보를 꾸준히 참고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임대료가 계속 올라갈 확률이 높아서 유지비율이 높은지 따져 봐야 합니다. 지역의 성장성을 미리 점검하라는 겁니다.”

✚ 지금과 같은 소비ㆍ인구절벽 시대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제 책의 추천사를 썼던 사람의 이야기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제가 10년 전에 이 이론을 처음 내놨을 때, ‘이게 가능할까’ 하고 충격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이걸 따라했더니 놀라운 효과를 봤다는 고백입니다. 오해가 좀 있는데, 사두기만 하면 무조건 값이 오르는 게 아닙니다. 가격이 오를 수 있는 부동산을 잘 골라야 합니다. 그건 투자자의 몫입니다.”

✚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리 좋은 지역이라도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곳,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별로 없지만 향후 발전가능성이 없는 곳은 투자 대상이 아닙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에 큰 차이가 없고, 꾸준한 임대수요가 몰리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소비ㆍ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날수록 투자 기회가 있는 지역은 제한적이고, 그 제한적인 지역에 입성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 투자 기회가 있는 지역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사진=뉴시스]
✚ 언제 처음 투자해야 하는지도 중요해 보입니다.
“물론입니다. 너무 가격이 올랐을 때는 투자하면 안 됩니다. 올해는 지역마다 차별화가 심해서 시기보다는 지역이 더 중요할 듯합니다. 그렇게 찾아봐도 좋은 곳이 없다면 투자를 쉬어야 합니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죠. 제가 2007년 말부터는 투자하지 말라고 권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투자할 곳이 없었거든요. 쉬어야 할 때 쉬는 게 진정한 고수입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

✚ 가계부채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는데, 부동산 시장의 폭락 가능성은 없을까요?
“희박하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를 폭락으로 볼 것인지 그것부터 정의해야죠. 예컨대 2008년부터 부동산 시장이 폭락했다면 폭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때의 폭락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당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무리한 대출’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고가에 매수한 사람들이죠. 큰 폭의 하락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안정적인 투자를 한다면 시장이 과열돼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 폭락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보는 이유는 뭔가요?
“부채가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연체율 등은 대단히 안정적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정부는 부동산 시장 부양카드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폭락 사태를 통제할 만한 수단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얘깁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더스쿠프 겸임기자)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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