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태 무한장소 대표

불경기에 관심받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는 무한리필이다. 적정한 가격에 무한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문제는 품질. 이로 인해 반짝 아이템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이런 점을 해결하고 무한리필 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내겠다는 이가 있다. 프리미엄 소고기와 자연산 장어를 무한 제공하는 ‘무한장소’의 정희태(44) 대표다.

▲ 정희태 대표는 매장 운영 경험을 살려 점주들에게 성공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무한장소란 무한으로 장어와 소고기를 제공한다는 거다. 무한의 기쁨을 주는 장소라는 의미도 있다. 제공되는 소고기는 미국 블랙앵거스(검은소) 중에서도 상위 20% 등급의 프라이드 프리미엄 비프다. 여기에 자연산 장어를 더했다. 과연 무한 리필이 가능할까.

“일반적인 고기 유통과정이 3단계라면 저희는 직거래를 통해 2단계를 줄이면서 가격을 맞출 수 있었죠. 품질이 낮은 고기를 파는 저가 반짝 아이템이 아니라 오래 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블랙앵거스 생고기를 선택했어요.” 유통과정을 줄여 매장에 공급되는 가격을 줄였다는 거다. 이로 인해 매장의 수익률도 안정적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무한장소는 지난해 10월 직영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2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할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희태 대표는 외식업이 아닌 장사에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장사하던 모습을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이템은 액세서리 도매와 판매였다. 지방에도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냈다. 그러던 중 중국의 값싼 물건이 들어오고 경기불황이 심해지면서 매출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주 매장에서 화재가 나면서 큰 손해를 봤다. “쉬고 싶었어요. 그래서 부모임이 계신 지리산 뱀사골로 돌아왔죠.”
 
그런데 그의 장사 본능은 여기서도 발휘됐다. 집안에 판매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꿀을 보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었다.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생각에서였는데, 뜻밖에도 대박이 터졌다. 대기업 납품이 줄을 이으면서 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직접 꿀을 사기 위해 지리산으로 오는 고객도 있었다. 여기서 그는 고객이 머물 공간을 생각했다. 바로 펜션이다. 한 채, 한 채 소자본으로 시작하던 펜션이 지금은 30여개의 방을 갖춘 대형 펜션단지로 자리잡았다. 지리산 하늘정원이다.

“펜션이 커지면서 종업원도 많아졌어요. 그런데 펜션업의 겨울은 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고깃집을 시작했어요. 겨울 매출을 좀 늘리기 위해서였죠.” 여러 곳에서 레시피를 배운 그의 첫 고기 아이템은 양념 소고기였다. 입소문이 나면서 펜션 인근에 이어 정읍시내에도 점포를 하나 더 오픈했다. 그러자 매장을 내달라는 이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가 프랜차이즈를 생각한 이유다. “지난해부터 기획에 들어갔어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차별성과 경쟁력이 필요했죠.” 무한장소의 탄생 배경이다. 프랜차이즈에 이제 막 도전한 그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 “같이 일하는 직원과 가맹점, 그리고 믿고 찾아온 소비자 모두에게 끝까지 사랑받고 싶어요. 그게 제가 살면서 뭔가를 하나 이루었다는 기쁨이 될 것 같아요.” 발품으로 시작한 그의 20년 창업 도전이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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