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사업 리스크 우려 솔솔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OEM · ODM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스튜디오톰보이 매장.[사진=뉴시스]
사업 구조조정의 효과일까. 신세계인터내셔날 의류 부문의 실적이 개선됐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미래는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새로 론칭한 화장품 사업이 골치를 썩일 수 있어서다. 혹 떼놓고 혹 또 붙인 격이라는 얘기다.

최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두고 ‘낙관론’과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부진한 의류 브랜드의 성공적 구조조정과 신세계백화점의 연이은 오픈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낙관론의 골자. 반면 신중론의 근거는 ‘화장품 신新 사업의 리스크’다. 어느 쪽이 맞을까.

일단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업 개편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 실적이 부진한 중저가 브랜드의 점포수를 줄였다. 3년간 연간 1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던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의의 철수작업도 마무리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154억원)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건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뺄셈 경영’을 펼친 것만은 아니다. 끌로에ㆍ폴스미스 등 인기 있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외형을 유지했다.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백화점 대구점ㆍ김해점이 문을 열어 ‘점포 확대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이화영 하나금융 애널리스트는 “4월 시흥 프리미엄아웃렛이 문을 열면 점포 확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랜드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이 회사의 성장동력을 다시 돌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새로 시작한 화장품 사업이 미덥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이탈리아의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지분 50%)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고,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ㆍ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OEMㆍODM 시장은 이제 1조원을 갓 넘겨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화장품 ODMㆍOEM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국내 화장품 OEMㆍODM 시장 규모는 신세계인터내셔널측의 주장대로 1조원에 이르지만 전체 시장의 70%가량을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 제품에 한계를 느낀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다양한 화장품 업체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영업 환경도 신통치 않다. ODMㆍOEM 업체들이 노리는 중국시장의 분위기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결정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장품 사업은 초기 단계이어서 당분간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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