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ㆍ투자ㆍ가동률은 모두 하락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쉽게 회복을 얘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2%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2월 들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 조치가 오히려 소매판매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그런데 소매판매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황당하게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덕분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중국의 개인매매 대리상이 사드 보복 조치에 대응해 사전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면세점 화장품과 가방 등 일부 품목의 판매액이 크게 늘었고, 2월 경상판매액은 전월에 비해 9.5% 증가한 1조25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비내구재, 내구재, 준내구재가 모두 전월보다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3.1%, 승용차 등 내구재가 3.4%, 의복 등 준내구재가 3.3% 증가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면세점을 포함한 대형마트(15.9%) 판매가 크게 늘었고, 백화점(3.4%), 편의점(2.5%), 승용차ㆍ연료소매점(3.8%)도 전월보다 증가했다.

이처럼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던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마냥 기뻐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일단 소매판매 증가가 면세점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건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다른 업종들은 직격탄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더구나 최근의 소비 증가세는 그동안 이어져온 감소세의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많다. 

생산이 줄고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광공업 생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 전산업 생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이 반도체(-11.5%), 자동차(-6.1%)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3.4%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석달 연속 증가했던 설비투자는 8.9% 감소했다. 지난해 7월(-9.9%)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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