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술 앞에 ‘저가’ 없더라
싼 맛에? 술 앞에 ‘저가’ 없더라
  • 김미란 기자
  • 호수 0
  • 승인 2017.04.04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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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수입맥주 괜찮나

수입맥주 전성시대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수입맥주 점유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한 대형마트 맥주 매출에서 수입맥주 비중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에선 ‘저가 수입맥주의 가격경쟁력’에서 돌풍의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수입맥주의 화려한 날을 견인하는 건 ‘저가 마케팅’이 아닌 ‘프리미엄 전략’이다.

▲ 프리미엄 수입맥주가 인기몰이를 하는 동안 저가 수입맥주는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사진=뉴시스]
직장인 김호진(29)씨. 석달 전 부모 집에서 독립해 ‘자취생’이 된 그는 요즘 맥주 몇 캔 사들고 퇴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혼술족’인 김씨가 주로 이용하는 유통채널은 집 근처 편의점. 처음 몇 번은 씀씀이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으로 1000원대 저가 수입맥주를 마셔보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자칭 ‘애주가’인 김씨의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프리미엄 수입맥주로 갈아탔다. 맛도 깊고, ‘4캔에 1만원’ 행사를 계속하고 있어 금전적인 부담도 크지 않다. 그래서 당분간 프리미엄 수입맥주를 애용할 생각이다.

주류시장 내 수입맥주 성장세가 거침없다. 2010년 2.8%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2012년 4%로 오르더니 2015년엔 8.4%까지 커졌다. 마트ㆍ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수입맥주 매출 추이를 살펴보자. 이마트의 맥주 카테고리에서 수입맥주 매출 비중은 2011년 17.4%였다. 그러다 지난해 40%를 넘어섰고, 올 2월에는 50%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수입맥주의 인기몰이를 견인한 건 ‘저가 마케팅’이었다. 대표적인 저가 수입맥주인 ‘윌리안 브로이 바이젠(벨기에)’ ‘담버거 엑스포트(벨기에)’ ‘베어비어 위트(독일)’ ‘베어비어 프리미엄 라거(독일)’ ‘5.0오리지날 바이젠(독일)’ 등의 500mL 한캔당 평균 가격은 1381원이다. ‘하이네켄(네덜란드)’ ‘아사히(일본)’ ‘1664 몽블랑(프랑스)’ ‘파울라너 헤페바이젠(독일)’ ‘필스너 우르겔(체코)’ 등 대표적인 프리미엄 수입맥주에 비해 1200~1400원 저렴하다. 국산 맥주와 비교해도 400~500원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저가 수입맥주는 뒷심을 발휘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저가 수입맥주의 점유율은 2014년 1.5%에서 2016년 1.6%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프리미엄 맥주 점유율이 2014년 6%에서 2016년 12.7%로 수직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대조적인 결과다.

저가 수입맥주는 인기품목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맥주 판매량 1위는 아사히가 차지했다. 그다음은 호가든, 칭다오 등이었다. 모두 프리미엄 수입맥주다. ‘수입맥주 인기’를 프리미엄 맥주가 견인하는 동안 저가맥주는 백스텝을 밟았다는 얘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불러일으킨 호기심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지 못했다”면서 “소비자가 관심을 기울일 만한 매력이 가격밖에 없었던 것이 패착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 열풍에 한몫 톡톡히 한 혼술족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서 “가치를 중요시하는 혼술족의 경우 비싼 값을 지불하더라도 특별하고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저가 수입맥주의 콘셉트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가 수입맥주, 기로에 섰다. 늘 그렇듯 ‘가격경쟁력’은 금세 힘이 빠진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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