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부동산 투자법

국내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어둡다.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 국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만큼 이자부담이 커져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성장과 공급과잉,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도 악재다. 금리인상기에 부동산 투자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이유다.

▲ 미국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부동산 업계의 긴장감이 한층 커졌다.[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의 긴축통화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3월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ㆍ0.75%에서 0.75ㆍ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25%. 시장의 전망대로 미국이 올해 두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연말께는 한ㆍ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보고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미국에 맞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없다.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결정을 망설이는 사이 시장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한 지난해부터 이미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대 1.50%포인트 상승했다. 만일 3~4% 수준인 주택담보대출금리가 6~7% 수준으로 오를 경우 원리금 수용범위(월 50만~100만원)를 벗어나는 과다부담 가구 수는 가파르게 증가할 공산이 크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만약 대출금보다 집값이 더 낮아질 경우 은행이 원금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고정금리로 전환하기도 어렵다. 두 상환 방식 중 어떤 형태의 대출이 유리한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다.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ㆍCOFIX)를 기준금리로 쓰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인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따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금리의 움직임이 국내 부동산시장의 ‘투자심리’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금융비용이 늘어나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져 거래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1.0%포인트 인상될 경우 주택 매매가격은 0.3~0.6%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빚을 내 집을 산 실요자뿐만 아니라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매수대기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국내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할 시점인 하반기 시장을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물량은 29만여 가구이고, 올해는 이보다 7만여 가구 늘어난 36만여 가구가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최근 2년간 분양시장에 쏟아낸 새 아파트들의 과잉공급 여파가 올해 말 시작될 거라는 거다. 특히 분양시장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집단대출 문턱이 높아진데다 대출금리까지 올라서다.

투자전략 새로 짜야할 타이밍

그렇다면 내 집 마련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전문가들은 여러 악재와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 올해는 당장 무리해서 주택을 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다만 시장이 침체한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이 높아지는 만큼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주택 보유자라면 최대한 대출원금을 줄여나가는 게 좋다.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원금부분의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은행도 있으니 이용 중인 은행 대출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해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거리를 두는 게 좋다.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추세인데다 공실률이 높고 권리금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특히 상가ㆍ오피스텔 등의 상품이 문제다. 이들 상품의 투자수익률은 자기자본 대비 대출에 의존해 수익률을 가늠하는 만큼 금융이자 상승이 큰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기존 투자자라면 대출 비중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실제로 대출금리가 인상될 경우, 대출비율이 낮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6억5730만원에 분양 중인 인천 청라국제도시 A상가를 보자. 대출금리가 7%일 때, 대출비중이 20%일 때와 40%일 때의 수익률은 비슷했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8% 이상으로 오르면 20%의 대출비중을 유지한 투자자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선임대 상가에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차인 계약이 먼저 이뤄진 다음 분양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매출성장업종을 임차인으로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년 성장률이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여성 등 성형ㆍ뷰티사업, 키즈 관련 업종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은 임대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임대료를 올릴 수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줄일 수 있다.

준공이 임박했거나 완료된 미분양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금리인상기 투자전략 중 하나다. 할인을 받은 만큼 대출비중을 줄일 수 있어서다. 관리비와 인테리어, 이자 지원 등의 추가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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