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다이어트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인간은 음식에서 얻는다.  음식이 그처럼 중하다 보니 관련된 속담이 많은데, 잘 들여다보면 해학과 풍자를 즐기는 한국인의 성격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중 ‘먹은 놈이 똥 눈다’는 속담은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만 함축적 의미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무엇인가 부당하게 받아먹거나 부정을 저지른 자가 낭패를 본다’는 사필귀정의 의미를 떠나 순수하게 대사(metabol ism)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음식을 앞에 두고 침을 삼킨 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식괴(소화물 덩어리)를 저작을 통해 목구멍(식도)으로 넘기는 것과 괄약근을 조절해 몸밖으로 밀어내는 것에 불과하다. 식사든, 간식이든, 마트의 시식대에서 무심코 집어 먹든 우리의 의지에 따라 목구멍을 타고 넘어온 무수하고 다양한 음식을 처리하는 것은 누구의 몫인가. 바로 내 몸이다.

분명한 점은 생명을 유지하는 것도, 죽음의 문턱을 넘는 것도 섭생攝生(병에 걸리지 아니하도록 건강 관리를 잘하여 오래 살기를 꾀함)에서 연유한다는 것이다.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무병장수를 바라는 것은 싸구려 연료를 잔뜩 주입하고 차가 오래도록 잘 달려주길 바라는 것과 다름없다.

좋은 원료라 하더라도 양이 넘치면 과유불급이다. 소모량 대비해 넘치는 유입량을 우리 몸은 조금도 내버림 없이 단지 형태를 바꿔 쌓아둔다. 그 창고의 이름은 지방 세포요, 보관하는 물품은 중성 지방이다. 대사 균형이 합성 쪽으로 기울어 지속한 결과를 우리는 비만이라 칭하며 그 창고를 인위적인 노력으로 비워내려는 노력을 다이어트라 한다.

본인의 뜻으로 채워진 창고니, 비워내는 것 역시 본인의 몫이다. 재물과 달리 비만이란 창고는 채우기는 쉬우나 비우기는 쉽지 않다. 사이비 전문가에 기대거나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시도해 보지만 우리는 돈을 버림과 동시에 몸을 망친다.

수요가 있으니 기생충처럼 잠복해 다이어트 희망자들은 노리는 많은 무리가 있다. 대사의 기울기를 이화작용 쪽으로 희망하는 많은 사람이 그 자들에게 바치는 돈은 과연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의 연간 다이어트 시장 규모는 3조원에서 8조원, 많게는 10조원까지 추정한다. 필자에게도 특정 제품을 홍보해달라거나, 건강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이 지속해서 들어온다. 다이어트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에 무단으로 필자 이름을 도용해 경고를 받고 바로잡기도 한다.

물론 필자는 강의를 제외한 다이어트 관련 사업으로 단 1원의 돈도 벌어 본 적이 없거니와 그럴 생각도 없다. 체중 감소에 드는 비용이 많이 들수록 다이어트 실패 확률도 상대적으로 커진다. 다이어트는 올바른 생활습관과 그 지속에 기인하므로 비용이 수반될 이유가 없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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