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라는 적」

지나친 자의식에 경종을 울려라

미국의 정치가 벤자민 프랭클린은 어린 시절 형이 경영하는 인쇄소 일을 도왔다. 그는 인쇄소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익명으로 글을 썼는데, 꽤 인기를 끌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형이 크게 화를 냈고, 프랭클린은 결국 고향인 보스턴을 떠났다. 필라델피아로 떠나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돌아왔을 때, 프랭클린은 자만심과 자기만족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의 나이 고작 열여덟이었다.

 
보스턴에 돌아온 프랭클린은 지역에서 존경받는 목회자 코튼 매더를 만난 후 큰 깨달음을 얻었다. 매더 앞에서 신나게 떠들던 프랭클린은 낮은 천장을 보지 못하고 머리를 들이 받았다. 그 모습을 본 매더가 말했다. “고개를 그렇게 뻣뻣하게 세우고 다니지 말라는 말을 명심하게. 세상을 살아가려면 고개를 숙이고 다니라는 말이네. 그럼 아까처럼 머리를 받히는 일을 피할 수 있다네”라고.

프랭클린처럼 많은 사람이 작은 성취를 이루고도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착각하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이 자만심 때문이며, 자만심을 부추기는 것은 ‘에고(ego)’라고 지적한다. 급기야 에고를 적敵으로 간주한다. 저자에 따르면 에고는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듣고 싶을 때에 속삭여,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귓가에 속삭여, 현실에 안주하게 함으로써 더 성장할 여지를 없앤다는 거다. 저자가 말하는 에고는 심리학적 의미의 에고와는 다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라는 잘못된 믿음이자, 무조건적으로 ‘나’에게 매몰된 자의식에 가깝다. 따라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에고를 어떻게 다스리는지에 따라 인생이 다르게 흘러간다는 거다.
▲ 자만심은 시야를 어둡게 만든다.[사진=아이클릭아트]
저자는 화려한 성공과 뼈아픈 실패를 겪으며, 에고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는 열아홉살에 대학교를 뛰쳐나와 미국의 패션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의 마케팅 전략가가 됐다. 베스트셀러의 저자이자 성공한 사업가로 승승장구했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는 파산했고, 자신의 책은 일주일 만에 베스트셀러에서 내려왔다. 자신의 경험과 주변인들의 성공과 실패를 살펴보며 공통된 키워드인 에고를 발견한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실존 일물들도 인생의 변곡점에서 자신의 에고와 마주쳤다. 에고에 휘둘려 실패하기도 했고, 에고를 제압해 인생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그들이 삶에서 마주친 문제들은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돌아보고 자신 앞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또 자만심의 얼굴을 하고 듣기 좋은 말로 우리를 휘두르려는 에고를 다스리라고 권한다.

세가지 스토리

「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미국 작가 중 ‘산문의 거장’이라 평가받는 로런 그로프의 신작 소설이다. 로트와 마틸드, 두 사람의 20여년 결혼생활을 통해 사랑과 예술, 창조성과 힘, 거짓과 진실,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전ㆍ후반부로 나뉘어, 두 사람이 각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부부의 삶’을 그린다. 그리고 때로는 ‘진실’이 아닌 ‘비밀’이 성공적인 결혼의 열쇠임을 이야기한다.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지음 | 토네이도 펴냄

세계 최고의 작가나 혁신기업 CEO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고, 어떻게 실행에 옮겼을까.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의 해답을 제공한다. 저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청취자와 함께 뽑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200명’을 직접 만났다. 폭발적인 아이디어, 창조적인 습관, 강력한 실행력을 갖춘 그들을 ‘타이탄’이라고 명명했다. 그들이 직접 공개한 성공의 비결과 경험을 책에 담았다.

「나 여기 있어요」
클레리 아비 지음 | 북폴리오 펴냄

프랑스 신예 작가 클레리 아비의 소설이다.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엘자. 의사는 엘자에게 가망 없다는 선고를 내린다. 청각이 남아있던 엘자는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살아있다’고 외치지만 전할 수 없다. 어느날 그녀의 병실에 티보라는 남자가 우연히 들어온다. 가까운 이들에게 상처받고 마음을 닫은 티보와 몸에 갇힌 엘자는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에 빠진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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