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의 미래 분석

▲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케이뱅크’가 3일 영업을 시작했다.[사진=뉴시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가입자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초반 돌풍이 이어질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금리ㆍ차별성ㆍ자금 등 ‘3대 악재’를 넘지 못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수신계좌수 10만6379건, 대출승인 건수 8021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 3일 만에 거둔 성과다. 최고 연 2.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코드K 정기예금’은 출시 이틀 만에 한도액 200억원 달성하고 2회차 판매에 돌입했다. 산뜻한 출발이다. 하지만 초반 돌풍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호 인터넷은행이라는 기댄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금리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 케이뱅크가 내놓은 ‘플러스K 자유적금’의 3년 만기 최대 금리는 연 2.65%다. 하지만 이 상품의 기본 금리는 1.55%에 불과하다. 나머지 1.1%는 우대금리 혜택을 받아야 누릴 수 있다. 시중은행의 3년 만기 적금의 기본 금리가 연 1.3~2.0%라는 점을 감안하면 되레 낮은 편에 속한다. 저축은행 3년 만기 적금의 평균금리인 연 2.73%에도 못 미친다. 

최대 연 1.20%의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힌 수시 입출금통장 ‘듀얼K 입출금통장’도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설정하고 한달간 유지해야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고객의 높은 관심이 은행업계에 자극제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서비스 방식과 금리 수준 등에서 아직까지는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예ㆍ적금 금리가 높지 않다”며 “업계를 흔들 만큼의 파급력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앱과의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범 초기라는 점에서 쉽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차별성은 찾기 어렵다”며 “지금의 관심이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역할이 여ㆍ수신에서 자산관리로 넘어가는 등 서비스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ㆍ적금과 개인대출이라는 단순한 사업 구조에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큰 차이 없는 금리 아쉬워

더 큰 문제는 자금 사정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초기 자본금 2500억원 중 약 630억원을 인프라ㆍ보안 등 설비투자에 사용했다. 인건비ㆍ가입비 등 각종 비용으로는 290억원을 썼다. 올해 책정된 880억의 경비 예산을 제외하면 남은 자금이 7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케이뱅크가 은산분리 완화를 통한 증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21개 주주사가 현재와 같은 지분율로 증자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주주사와 증자를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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