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호시절 끝났나

▲ 건설경기가 둔화하면서 건자재 시장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건자재 시장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열 양상을 보였던 주택시장이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건자재 시장의 호황이 끝났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다. 그렇다고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다. 가격인상 등 긍정적인 시그널도 포착되고 있다. 건자재 시장의 미래를 살펴봤다.

건설자재 업체 대부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수준을 웃돌긴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 둔화가 소재ㆍ도료 등 비非건자재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시멘트 부문이 가격 출혈경쟁을 벌인 것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분양시장의 호황을 마지막으로 건자재 시장의 호시절이 끝났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건자재 업계는 이대로 무너질까.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정부의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조기집행이 민간주택 부분의 감소세를 메워줄 전망이다. 건자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시장의 변화도 포착되고 있다.

첫째, 원자재 가격의 인상이다. 건자재 업종의 실적은 물량보다 판매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건자재 업계의 손익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판매가격이라는 얘기다. 원자재 가격 하락기에 건자재 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제품가격 인하 압박을 동시에 받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제품가격도 합리적 수준까지 상승할 공산이 크다.

최근 사례를 집어보자. 플라스틱 창호, 바닥재 등에 원자재 폴리염화비닐(PVC)과 아크릴수지(MMA)의 가격은 최근 1년간 각각 25%, 50% 상승했다. 그 결과, 최근 창호 빅3인 LG하우시스ㆍKCCㆍ한화L&C 등의 창호제품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인 8%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시멘트 가격의 출혈 경쟁도 완화세다. ‘치킨게임’으로 비유됐던 드라이 모르타르(물만 부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시멘트제품) 시장에서 가격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한일시멘트가 지난 2월 모르타르 가격을 인상한 건 그 신호탄으로 보인다. 3월에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격 협상도 진행됐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셋째, 인수ㆍ합병(M&A)과 신규투자가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 LG하우시스는 적극적인 M&A와 해외시장 개척으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동차 경량화 소재에 집중하기 위해 슬로바키아 자동차 부품업체인 C2i의 지분 50.1%를 486억원에 인수했다. 시장은 인수 효과가 나타나는 올 하반기 소재사업의 영업 손실이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인상이 실적 견인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현대시멘트 M&A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점유율이 12%에서 25%로 껑충 뛰어올라 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는 가격 교섭력을 단단하게 만들어 제품 가격의 정상화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수를 따져보면 건자재 업계에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많다. 분양시장의 호시절이 끝났다는 이유로 건자재 업계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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