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은행 갑질 사건 “협력업체 압박해 상납금 수억원 뜯어냈다”
[단독] 우리은행 갑질 사건 “협력업체 압박해 상납금 수억원 뜯어냈다”
  • 강서구 기자
  • 호수 237
  • 승인 2017.04.2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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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안전관리부서장 사업권 볼모로 뒷돈…이광구 은행장 통제 못해

▲ 반복된 우리은행 고위관계자의 비리에 내부 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뉴시스]

우리은행의 경비원ㆍCCTV 등을 총괄하는 안전관리부장이 용역 및 협력업체를 압박해 상납금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형적인 갑질 사건이다. 우리은행 측은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해 면직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전직 안전관리부장이 뒷돈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은행으로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이광구 행장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 우리은행 안전관리부서장, 용역‧경비업체로부터 수억원 뜯어내
■ 용역 도급비 인상, 사업권 연장 등을 볼모로 갑질 행각
■ “상납금 명목의 뒷돈 내놓으라”는 문자까지 발송
■ 우리은행 “안전관리부서의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해명
■ 前前 안전관리부서장 뒷돈 받았다 덜미, 시스템 정비 안해
■ 갑질 우려 많은 안전관리부서 통제 못한 이광구 행장 책임 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가 용역업체와 협력업체에 사업권 등을 볼모로 상납금을 요구해 수억원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더스쿠프(The SCOOP)의 단독 취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 안전관리부서장 A씨는 올 3월 경비용역업체 12곳으로부터 ‘도급비 인상’ 등의 명목으로 뒷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경비용역업체에 상납을 요구하는 문자를 수차례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운용 등 무인경비시스템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는 “영업권을 다른 업체에 넘기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돈을 뜯어냈다. 언뜻 봐도 전형적인 ‘갑질 사건’이다. 시중은행의 안전관리부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용역업체와 협력업체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은행 감사부의 내부검사를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면직처분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해명에도 이 사건은 짚어봐야 할 게 많다. 우리은행의 내부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안전관리부서는 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경비용역업체, 무인경비시스템 업체 등을 관리하는 곳이다. 쉽게 말해 경비원, CCTV 등을 관리하는 부서다. 비상ㆍ재난에 대비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용역업체, 협력업체와 얽히고설켜있다. 갑질ㆍ상납ㆍ뒷돈 등 비리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부 시중은행이 안전관리부서에 ‘계약권한’을 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CTV 등을 납품하거나 경비용역을 담당하는 업체들은 안전관리부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안전관리부가 아닌 총괄계약부서에서 관련 계약을 담당하는 은행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우리은행은 이 사건을 익명의 투서를 통해 확인했다. 용역업체 또는 협력업체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의 갑질은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 안전관리부서에서 ‘비리사건’이 터진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A씨의 전전前前 안전관리부장도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았다 덜미를 잡혀 면직처리됐다. 우리은행으로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도 모자라 소를 잃은 뒤 외양간도 고치지 않은 셈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안전관리부가 은행의 보안업무 등을 총괄한다고 해서 모든 결정권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협력업체 도급비 인상, 용역업체 교체건 등은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은행장의 결제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반복된 비위행위 못 막아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 본사 고위관계자가 용역 및 협력업체에 상납을 요구한 건 명백한 갑질”이라며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은행에서 발생한 비리행위는 면직처분은 물론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비리 행위가 반복된다는 건 내부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은행이 개선해야할 문제점을 알고도 방치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 지난 3월 우리은행 고위관계자가 은행 협력업체로부터 돈을 챙겼다가 적발돼 면직처분 받았다.[사진=뉴시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안전관리부서에서 하는 모든 일을 은행과 은행장이 챙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항변했다. 설득력이 없는 말은 아니지만 도덕성을 강조하는 시중은행의 주장으론 적절치 않다.

우리은행의 조직행동강령은 다음과 같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금품 및 향응 요구, 불공정한 거래조건의 강요, 비용 전가 행위 등 부당행위를 하지 않는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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