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소셜커머스의 진짜 문제

▲ 물류시스템 강화, 신규사업 투자 등으로 소셜커머스의 손실 규모가 늘었다.[사진=뉴시스]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2015년 83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소셜커머스 3사는 지난해에도 엄청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소설커머스 3사의 영업손실 규모가 440억원 줄었다는 점이다. 3사는 “당장이라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소비침체를 체감하고 있는 시장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파이는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치킨게임이라고 볼 수 없다.” “치킨게임 맞다. 적자가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커지는 지금의 구조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 최근 공개된 소셜커머스 3사의 실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994년 창립한 아마존도 2002년 4분기에야 첫 흑자를 낸 것처럼 비즈니스 모델에 의문부호를 붙일 필요는 없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3사 다 살아남을진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6일과 14일, 소셜커머스 3사의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위메프가 먼저 총대를 멨다. 매출은 전년 대비 70.5% 증가한 369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2015년 1424억원에서 636억원으로 50% 넘게 줄였다. 회사 측은 “돈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없앤 것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후 쿠팡과 티켓몬스터도 나란히 실적을 공개했다. 공개 전까지만 해도 시장 안팎엔 ‘쿠팡과 티켓몬스터도 위메프처럼 실적이 개선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맴돌았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공개에 앞서 주요 3사의 적자폭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쿠팡과 티켓몬스터의 손실은 더 커졌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5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매출(1조9159억원)이 2015년보다 69% 늘어난 건 위안거리지만 손실을 메우는 덴 실패했다. 티켓몬스터의 영업손실도 2015년 1419억원에서 2016년에 1585억원으로 11.7% 증가했다.

그런데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금의 손실은 미래를 내다본 투자라는 거다. “사업 확장을 위해 물류인프라를 강화하고, 신규사업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남성현 애널리스트는 “고정비가 동시에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불황의 늪이 깊어지면서 소셜커머스로선 손실만 내는 ‘머니게임’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씨앗(돈)을 뿌렸으면 열매를 따야 하는데, 정작 땅은 계속 메마르고 있다는 얘기다.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까지 소셜커머스의 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결국 선택은 소비자가 하겠지만 적자가 해소되고 흑자가 구현되는 시점이 언제 올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소셜커머스의 생존을 가늠하는 ‘골든타임’이 다가오고 있지만 구세주 ‘소비자’는 지갑을 열 생각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낙관론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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