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상승세의 그림자

은행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 실적 성장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가계는 늘어나는 부채의 영향으로 소비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이자놀이’로 배를 불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서다.

▲ 시중은행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예대금리차를 계속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주株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 1분기 상장 은행이 깜짝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IBK기업은행ㆍKB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ㆍKEB하나은행 등 5대 상장 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사상 최대 수준인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원인은 예대금리의 격차 확대에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1%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다. 2015년 2월 3.24%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반면 은행이 지급하는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49%로 2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 결과, 3월 은행 예대금리 격차는 2월(1.96%포인트) 대비 0.03 %포인트 증가한 1.99%포인트로 벌어졌다. 시장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실적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실적 증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다. 대출 금리는 크게 올리고, 예금 금리는 적게 올린 ‘간극’으로 수익을 챙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대금리차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라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규모를 확대하지 않고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가산금리를 인상하면 국내외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가계의 대출금리는 계속해서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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