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현실, 희망 품다
처절한 현실, 희망 품다
  •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 호수 238
  • 승인 2017.05.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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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인 | 언노운 걸

▲ 영화‘언노운 걸’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의사 ‘제니(아델 하에넬)’는 벨기에 소도시에 있는 동네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어느날 밤, 한 소녀가 병원을 찾아오지만 그녀는 진료시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다음날 형사들이 병원을 찾아오고 어젯밤 그 소녀가 두개골이 깨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알린다.

매춘부로 일했던 소녀의 죽음에 관심이 없는 경찰은 그녀를 시립묘지에 묻고 사건을 종결한다. 이를 알게 된 제니는 ‘자신 때문에 소녀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소녀가 이름 없이 묻히길 바라지 않은 제니는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의 이름을 찾아 나선다. 그녀를 협박하는 무리가 나타나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영화 ‘언노운 걸’은 죄책감으로 시작해 소녀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메시지를 전달해온 ‘다르덴 형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또한 제6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역시 다르덴 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르덴 형제는 1999년 영화 ‘로제타’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02년 ‘아들(남우주연상 수상)’ 2005년 ‘더차일드(황금종려상 수상)’ 2008년 ‘로나의 침묵(각본상 수상)’ 등 7개의 상을 수상하면서 유럽영화계에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70년이라는 칸영화제의 역사상 황금종려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감독은 다르덴 형제가 유일하다.

부조리한 사회제도 아래 소외된 소시민 모습을 잔인할 만큼 현실적으로 그려낸 연출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면서도 변화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이번 영화 ‘언노운 걸’은 다르덴 형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유의 미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이를 통해 7회 연속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노미네이트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름 없이 죽음을 맡은 소녀를 찾는 의사 제니역은 프랑스 배우 ‘아델 하에넬’이 맡았다. 국내 영화팬에겐 생소한 배우지만 유럽 에선 탄탄한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2년 영화 ‘악마들(The Devils)’로 데뷔한 그녀는 1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놀라운 연기력을 보이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싸우는 사람들’을 통해서는 프랑스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프랑스 국민여배우인 ‘제2의 마리옹 코티아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 ‘언노운 걸’의 주제는 죄의식과 책임감이다. 영화는 소녀의 죽음에 죄의식과 책임감을 느끼며 이름 없이 묻힌 소녀의 이름을 찾아 나선 제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사건을 쫓는 것에 그치는 건 아니다. ‘그날 밤 문을 열어 줬다면 그 소녀는 살 수 있었을까’ ‘당신이라면 과연 그 문을 열어 주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처절한 현실과 그 속에서 찾은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언노운 걸’을 추천한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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