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끊는 공시족들

▲ 직장인의 37%가 퇴사 후 공무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사진=뉴시스]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4월 공시생들이 잇따라 자살했다. 대선후보들이 장밋빛 일자리 공약을 쏟아냈지만, 공무원을 꿈꾸던 청년들은 세상을 등졌다. 1.8%(2016년 7ㆍ9급 기준)라는 낮은 합격률에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탓이리라.

공시생이 급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공무원의 미덕으로 꼽히는 ‘안정’을 좇아서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퇴사한 직장인도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7ㆍ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28만명으로, 그중 5100명만이 합격했다. 바늘구멍 같은 합격문을 통과하지 못한 공시생들은 또다시 기약 없는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공시생의 19.3%만이 공무원 시험에 떨어졌을 때의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공시생은 불안정한 기간을 오래 겪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셈이다. 서울 동작구 마음건강센터에 따르면 공시생의 70%가량이 우울증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공시 열풍 속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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