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5년이 평생을 좌우한다
결혼 후 5년이 평생을 좌우한다
  • 류창훈 한국경제금융교육원장
  • 호수 239
  • 승인 2017.05.18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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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 | 30대 신혼부부의 재무설계

태어나 줄곧 다른 환경에서 다른 가치관으로 생활해온 두 사람이 하루아침에 서로를 이해하긴 쉽지 않다. 결혼 전에는 알지 못했던 배우자의 다른 모습,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득과 지출을 공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따로 관리해온 서로의 통장을 합치고, 중복된 지출을 조정해야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 신혼부부는 소득을 합치고 지출을 조정하며 단기목표부터 세워야 한다.[사진=아이클릭아트]
신혼부부들에게 결혼 전후 6개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시간이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동안 씀씀이도 커진다. 비상금을 조금씩 꺼내 쓰다보면 그제야 현실에 눈을 뜨지만 뒤늦은 후회만 남을 뿐이다.

김소희(가명ㆍ32)씨는 결혼 3개월차에 접어든 신혼이다. 바쁜 순간들을 보내고 이제 겨우 남편과 마주 앉아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최근 부부가 나누는 대화의 중심은 지출관리다. 소득은 합쳐서 김씨가 관리하기로 했지만 지출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상황이다. 몇날며칠 부부가 얘기를 해봤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먼저 부부의 결혼 전 가계부를 보자. 남편의 월 평균 급여는 270만원이다. 생활비(20만원), 교통ㆍ통신비(40만원), 식비(35만원), 문화생활비(20만원), 공과금(15만원), 종신보험료(30만원)에 개인용돈(50만원)까지 더해 매달 쓴 돈이 210만원이다. 남는 60만원 중 50만원은 적금, 10만원은 비상금 통장에 저축했다.

다음은 김씨 차례다. 월 180만원 버는 김씨는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 40만원을 포함해 월 고정지출이 145만원(생활비 5만원, 교통ㆍ통신비 20만원, 문화생활비 15만원, 용돈 25만원, 공과금 5만원, 보험료 15만원)이다. 20만원씩 납입한 적금과 비상금 통장에 저축한 15만원을 더하면 김씨 역시 남편과 마찬가지로 월 소득을 전부 지출하는 생활을 해왔다.

이제 어떻게 재무설계를 해야 할까. 두 사람이 부부가 됐으니 통장도 합쳐야 한다. 부부의 월 평균 소득은 450만원(270만원+180만원). 이를 기준으로 효율적인 운영책을 찾는 게 순리다.

두 가계부를 합치면서 생활비와 공과금은 늘었다. 결혼 전 25만원(남편 20만원ㆍ아내 5만원)이던 생활비는 40만원으로 늘었고, 20만원(남편 15만원ㆍ아내 5만원)이던 공과금 지출은 25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나머지 항목에선 지출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교통ㆍ통신비는 각자 사용하던 상품을 하나로 합쳐 15만원을 절약했다(40만원+20만원→45만원). 식비도 둘이 합쳐 55만원(35만원+20만원)이던 것을 40만원까지 줄였다.
덩치를 가장 많이 줄인 건 문화생활비와 부부의 개인용돈이다. 평소 공연 보는 걸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던 부부는 월 평균 40만원을 문화생활비로 쓰고 있었다. 그중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5만원만 고정지출로 묶고 나머진 비상자금에서 꺼내 쓰기로 했다. 각각 50만원, 25만원씩 쓰던 용돈도 지출 관리를 위해 35만원으로 축소했다. 김씨가 부모님께 드리던 용돈(40만원)은 양가 부모님께 10만원씩 드리는 걸로 남편과 합의했다.

지출 조정해 안정자산 마련

조정 후 둘이 합쳐 310만원이던 고정 지출은 230만원으로 줄었다. 월 30만원씩 납입하던 남편의 종신보험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정기보험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월 납입 보험료도 45만원에서 2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지출 조정만으로 부부에게 100만원의 여유가 생긴 셈이다. 여기에 전셋집 구입을 위해 각각 50만원, 20만원씩 들던 적금을 해지해 70만원, 비상금 통장에 저축하던 10만원ㆍ15만원까지 포함, 총 195만원의 여유가 생겼다.

부부는 195만원으로 새로운 재무목표를 세웠다. 전세대출이자로 매달 빠져나갈 30만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재설계는 165만원 내에서 가능하다. 가장 먼저 부부는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청약저축(5만원)에 가입했다. 결혼식과 전셋집 구입으로 비상자금이 전혀 없는 상태라 CMA에 30만원씩 저축하기로 했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금융사 K뱅크에도 1년 만기 단기적금(20만원)을 들었다. 남편 명의로 직장인 우대금리를 받아 저축은행에 3년 만기 월복리 적금(30만원)에도 가입해 월 80만원씩 안정자산을 쌓을 수 있게 됐다.

중장기 목표인 내집 마련과 노후자금 준비를 위해선 적립식 펀드(50만원)와 연금보험(30만원)을 선택했다. 중기 목표를 위해 5년 정도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기로 한 이유는 적립식 펀드의 특징인 복리형 투자 운영과 국내 주식형 상품에 대한 비과세 절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결혼 전 적금 하나, 비상금 통장이 전부였던 부부는 소득 결합과 지출 조정으로 비상자금을 마련하고 중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신혼부부에겐 함께 그려 갈 먼 미래도 중요하지만 5년 내 목표를 세우는 게 우선이다. 자녀를 출산하면 또 한번 현금흐름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목표만을 위한 설계는 적절하지 않다. 효율적인 소비지출과 저축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놔야 그 이후에도 차근차근 재무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다. 결혼 후 5년. 짧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남은 인생을 좌우한다.
류창훈 한국경제금융교육원장 amu00941@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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