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다이어트를 통해 나쁜 체지방만을 덜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열량이 높을수록 풍미가 뛰어나니 열량과 맛은 비례한다고 말이다. 기름지고 달콤한 음식이 당기도록 우리의 뇌가 설계됐으니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다. 이로써 식도락과 슬림한 몸을 동시에 갖기 어려운 이유 중 한가지는 설명이 된 셈이다.

문제는 천연 상태의 자연에서 올라온 먹거리가 아니라 인간이 복잡한 조리 과정을 거쳐 가공한 식품이다. 공산품에 불과한 천박한 먹거리를 만든 배경은 명확하다. 자연에서 올라온 먹거리 중 단맛과 기름진 맛을 동시에 지닌 것이 없으니 인간에겐 못내 아쉬웠을 게다.

돈벌이에 영악한 재주를 가진 인간이 이를 놓칠 리 없어 끓는 기름에 음식을 튀긴 후 설탕을 버무려 우리 앞에 내놓은 것이다. 사용한 기름 역시 자연 상태의 것이 아니라 수소를 혼합해 경화화한 트랜스지방이다. 음식은 그렇다치고 인간의 끼니가 하루 3번으로 제도처럼 굳어 버린 것은 어떨까. 산업 혁명을 계기로 그전엔 낯설던 1일 3식이 보편화되자 대중은 정해진 끼니를 정해진 시간에 챙겨 먹는 습관을 갖게 됐다. 배가 고프든, 그렇지 않든 하루 세끼니를 꼬박꼬박 소화기관에 밀어 넣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라는 거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루 세번의 식사에 간식까지 챙기는 풍요를 누리며 동시에 날씬한 몸을 갖길 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갖가지 요상한 다이어트 방법들이 천지에 횡행하기 시작한다.
목적은 대중을 현혹해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관심은 그 자가 얼마나 더 빨리, 더 많이 남의 살을 훔쳐내듯 빼냈는지에 달렸다.

단기간에 많은 살을 빼낸 자가 다이어트 명인이요, 빼낸 곳이 다이어트 명소다. 문제는 체중을 덜어 내려는 일반인의 노력이 우리 몸에 유용한 체지방을 남기고 필요량 이상 존재하는 체지방만을 족집게로 집어내듯 덜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불가능한 일이다. 그 방법 여하와 관계없이 체중만 줄이면 건강과 미용상 이점을 획득할 수 있다는 생각은 초보적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유사 이래 명멸한 수많은 다이어트의 시작점은 단언컨대 무지다.

여기서 잠깐 열혈 다이어터였던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인상적인 다이어트를 살펴보자. 꽃 미남 외모를 지닌 당대의 시인은 뭇여성들에게 창백하고 마른 외모로 어필했는데, 그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수단은 바로 식초다.

고유의 유기산으로 맛과 향기를 더하는 일종의 조미료가 우리 몸의 중성지방을 막을 수 있을까. 이성에 입각해 생각하면 무언가 삐걱거린다. 당시 대단한 식초 열풍은 빅토리아 여왕까지도 마시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데 현세에도 종종 애용되는 이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다음호에서 살펴보자. <다음호에 계속>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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