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깜짝 실적 언제까지

올 1분기 국내 증권사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적 성장세가 2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수 상승세를 이끈 미국계 자금이 유출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다. 물론 그 자리를 유럽계 자금이 메우고 있지만 ‘난자리’는 여전히 커보인다. 

▲ 국내 증권사가 올 1분기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국내 주요 증권사가 올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의 1분기 순이익은 71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390 3억원) 84.4% 증가한 수치로,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의 영향을 톡톡히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증권사 수익 하락의 원인이었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증시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회복으로 ELS의 조기 상환이 이뤄져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개선됐다는 얘기다. 올 1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는 20조7361억원으로 지난해 분기 평균 조기상환 규모인 7조1248억원 대비 2.9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의 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증권사 실적을 견인했던 ELS 발행액과 조기상환액이 4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스피지수의 2300포인트 돌파가 늦어지면서 지수가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증시 상승세를 이끌던 미국계 자금이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4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1조265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난 13개월간 국내 증시의 매수 주체였던 미국계 자금이 4월 310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미국계 자금이 빠진 자리를 유럽계 자금이 대신했지만 유입세가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유럽 정치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분기 증권사의 실적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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