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 중국서 부활할까

▲ 지난 1분기 중국에서 영업적자를 낸 오리온이 새정부 출범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왕서방의 입맛을 사로잡은 초코파이 덕분에 오리온은 중국시장에서 거침없이 성장해왔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드 이슈 탓이다. 새 정부가 사드 문제를 풀겠다고 나서고, 신사업도 론칭했지만 오리온의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69.9%. 지난해 지구 세바퀴 반을 돌고도 남을 초코파이(나란히 세웠을 때)를 팔아치운 오리온이 올 1분기 정반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6년 1분기 6607억원이던 매출액은 올 1분기 4907억원으로 감소했고, 1000억원이 훌쩍 넘었던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그룹 사상 최대 실적(매출액 2조3863억원ㆍ영업이익 3262억원)을 내고, 글로벌 시장에서 23억개에 이르는 초코파이를 판매한 업체의 실적이라곤 믿기 어려운 결과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을 휩쓴 한한령限韓令 탓에 오리온 총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이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 29.6%), 베트남(5.1%)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경쟁이 치열했던 국내에서도 안정세(-0.3%)를 이어갔지만 중국 손실 49억원(-37.9%)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중 관계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도 일시 정지됐던 중국 관련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오리온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 정부 출범으로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 같아 기대도 되고, 실제 실적도 점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 여파 2분기까지

하지만 말그대로 아직까진 ‘기대감’ 수준이다. 당장 2분기에 실적이 나아질 거라고 낙관하긴 어렵다. 박애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드 배치 여파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오히려 실적 타격은 2분기에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시장에서 영업 활동이 정상화되고, 중국 매대에 초코파이가 다시 올라가기까진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다.

중국시장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오리온이 꺼내든 신사업 ‘간편대용식’ ‘음료’ 역시 열매를 맺으려면 더 많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만들고, 공장을 착공했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내년 초에나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사진을 그렸지만 불확실성은 지우지 못했다는 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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