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 영화‘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주인공 ‘슈지’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방송작가다. 그는 어떤 상황이라도 즐거운 일로 바꾸자는 신념으로 살아왔다. 어느날 몸에 이상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 췌장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 아내에게도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슈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질 가족 걱정에 상심에 빠진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본 웨딩업체 광고에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아내에게 자신을 대신할 새로운 남편을 찾아주자는 것이다. 그의 엉뚱한 생각은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옛 직장동료 ‘치타’를 만나면서 실행에 옮겨지는데….

영화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는 일본 예능방송 작가로도 활약한 소설가 ‘히구치 타쿠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은 독특한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의 인기에 힘입어 속편이 출판되기도 했다. 또한 2014년과 2015년 각각 연극과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의 안타까운 상황을 통해 관객의 눈물을 쏟게하는 일반적인 영화와는 다르다.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유쾌하게 전개되며 그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굳이 관객을 울리려 들지 않지만 눈물짓게 만드는 영화라는 얘기다.

실제로 주인공 ‘슈지’는 자신의 죽음 앞에 슬퍼하기보다 자신이 죽은 후 남을 아내와 아들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남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의 엉뚱한 발상과 ‘새 남편’을 찾는 과정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감동이란 요소도 놓치지 않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미야케 요시시게 감독은 “단순한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에게 여운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죽음을 앞둔 주인공을 통해 무엇이 소중한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돌아봤으면 한다”고 연출 의도를 전하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감독과 배우들은 매 장면마다 어느 정도의 유머를 전할지 고민했다. 또한 대사 하나하나에도 실제 부부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아내의 새 남편 찾는 남자

주인공 ‘슈지’역은 ‘오다 유지’가 맡아 열연했다. 그는 ‘도쿄 러브스토리’ ‘춤추는 대수사선’ 등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국민 배우’다. 주인공 슈지의 아내인 ‘아야코’는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 ‘불량소녀’ 등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요시다 요가가 연기했다.

이밖에도 주인공이 아내를 위해 찾은 완벽한 남편감 ‘이토’역은 ‘49일의 레시피’ ‘신의 카르테 2’에 출연한 하라다 타이조, 슈지를 돕는 친구 치타는 ‘여자들의 특수 최전선’ ‘결혼 못하는 남자’에 출연한 타카시마 레이코가 맡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막바지로 넘어가는 가정의 달 5월, 따뜻한 감동과 웃음이 있는 영화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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