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거, 더 큰 거…

정권이 바뀌었다. 혼란스럽던 정국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불황이 끝날 거라는 기대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우려 반 속에 얼었던 소비심리가 꿈틀거린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여전히 얇다. 그러니 가격도 따져야 하고, 성능도 따져야 하고, 용량도 따져야 한다. 까다로워서가 아니다.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는 주머니 사정 탓이다.

2017년의 나는 냉장고를 파먹고, 유목민처럼 파격세일을 찾아 헤맨다. 비싼 게 좋은 거라는 인식은 버린 지 오래. 온라인 쇼핑몰에서 ‘핫딜’로 구매한 1만1900원짜리 인간사료를 구매해놓고 괜히 뿌듯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누구네 애완견은 유기농 사료에 홍삼까지 먹는댄다. 동물사료만도 못한 인간사료를 주문해놓고 기뻐하는 꼴이라니….

이것저것 까다롭게 따져본 후에야 겨우겨우 지갑을 여는 나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대한민국 소비자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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