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영매‧빌리

▲ 유령과 귀신은 오페라에도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사진은 뮤지컬‘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사진=뉴시스]

귀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귀신은 사람의 영혼이 저승으로 가지 않은 채 이승에 머물면서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자주 등장했다. 귀신은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됐다. 우리나라의 ‘전설의 고향’이나 할리우드 영화 ‘코스트 버스터즈’ ‘사랑과 영혼’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귀신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는 오페라 역시 마찬가지다. 오페라의 거장 푸치니와 미국의 대표적 오페라 작곡가 메노티 두사람 역시 귀신을 소재로 한 오페라를 작곡했다. 

■ 영매(The Medium), 1막 = 플로라 부인은 그녀의 딸 모니카와 토비의 도움을 영매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불쌍한 사람을 속이는 사기꾼이다. 어느날 놀란 부인이 죽은 딸을 만나기 위해 찾아오자 플로라는 죽은 아들의 혼령을 불러오는 듯 연극을 한다. 그 사이 딸 모니카가 하얀 속옷과 베일을 입고 푸른 불빛을 뚫고 놀란 부인 앞에 나타난다.

모니카가 여자아이의 웃음소리를 내자 놀란 부인은 물론 함께 있던 고비누 부부 역시 죽은 딸의 영혼으로 착각한다. 영혼을 불러내는 연극이 끝날 무렵 차가운 손이 그녀의 목을 조르자 플로라 부인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다. 플로라는 그녀를 놀라게 한 토비를 꾸짖는다. 하지만 잠시 후 어린아이의 비명과 웃음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

2막 = 모니카와 토비가 평화롭게 놀고 있다. 그때 술에 취한 플로라 부인이 등장해 자신을 놀린 토비를 회초리로 때린다. 술에 취한 그녀는 고객들에게 모든 것이 연극이라고 밝히고 토비를 쫓아내 버리려 한다. 이성을 잃은 플로라는 커튼사이로 움직이는 물체를 보자 총으로 쏴버린다. 커튼은 곧 붉은 피로 물들고 토비가 쓰러진다. 모니카는 절규하며 도망치지만 실성한 플로라 부인은 그녀가 귀신을 죽인 것으로 믿는다.

■ 빌리, 1막 = 깊은 숲속의 마을. 안나와 약혼식을 마친 로베르토는 고모의 유산을 받기 위해 마곤자로 떠난다. 로베르토는 불안한 해 하는 안나를 위로하지만 그녀는 침울하기만 하다.

2막 = 마곤자로 가는 도중 한 여인을 만난 로베르토는 안나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를 기다리다 절망에 빠진 안나는 결국 죽고 만다. 그녀의 영혼은 버림을 받고 죽은 처녀들의 영혼인 빌리(처녀귀신)를 만나게 된다. 한겨울 밤 숲속 마을에서 빌리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때 안나의 아버지 굴리엘모가 처녀귀신들에게 안나의 복수를 요청한다.

로베르토가 숲을 지나가자 안나가 나타난다. 로베르토는 그녀가 살아있는 것으로 알고 입을 맞춘다. 그러자 그녀가 로베르토 앞에서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춤에 홀린 로베르토는 안나의 발아래서 죽음을 맞는다. 그때 멀리서 그의 죽음을 비웃는 듯이 기쁨의 호산나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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