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일의 다르게 보는 경영수업

▲ 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뉴시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가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사 과정은 투명하지 않다. 인사참사가 종종 발생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인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정부 근처에서 가을매미가 우는지 보면 된다.

조선시대 나라의 재상을 뽑는 방법으로 삼망三望이란 제도가 있었다. 삼망이란 여러 사람이 바라는 바를 살펴 세사람을 천거한다는 의미다. 특히 세사람 가운데는 경험이 없는 사람 한명을 반드시 포함했다고 한다.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여러 사람이 바라지 않는 사람, 다시 말해 여론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절대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경험 없는 자의 시각이 더 창의적일 수 있다는 선입견 배제 원칙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 세사람 중 한사람을 국왕이 낙점하는 것이다. 이는 인사 과정에서 국왕의 사심이 개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인사발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존망이 달렸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사의 중요성은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인사가 국난을 극복하고 국가의 번영을 이룬 사례가 많아서다. 가난한 농부 출신이었던 을파소는 고구려의 고국천왕에게 발탁됐고 빈민구호법인 진대법을 만들어 국정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성웅 이순신도 마찬가지다. 그는 31세에 무과에 급제해 종9품이 됐다. 하지만 청탁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라 그를 추천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유성룡의 발탁으로 이순신은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에 임명됐고 임진왜란이란 국난을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만큼 새 정부의 인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가 새 정부가 인재등용 과정에서 기울여야 할 주의 사항을 제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첫째, 가을매미가 없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은 인재를 뽑을 때 추천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모든 사람의 능력과 자질을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추천 과정에서 좋은 인재를 두고도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신의 측근을 등용하기 위해 제3의 능력자를 배제한다는 건데, 이를 두고 가을매미라 한다. 울어야 할 매미가 울지 않는다는 의미다.

▲ 김우일 대우M&A 대표. [사진=뉴시스]
둘째, 등용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인사 발탁과정에서 국민이 알 수 있는 건 이름과 경력뿐이다. 어떻게 뽑았는지, 왜 뽑았는지 등은 여전히 깜깜이다. 새 정부의 인사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이를 해소해야 한다. 발탁과정은 물론 추천 이유 등을 소상히 밝혀야 공명정대한 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부적절한 인사를 추천한 사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친분관계•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능력자가 추천되는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다. 자신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흠이 있는 인사를 추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사는 만사萬事가 아니다. 인사는 반사半事이고 역사逆事다. 등용된 인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혜로운 능력을 발휘했을 때 비로소 만사가 되는 것이다. 그전에는 반쪽짜리 사건에 불과하다. 인사를 그르칠 경우에는 국정을 후퇴시키는 역사가 될 가능성도 높다. 새 정부의 인사가 3가지 유의점을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비로소 만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우일 대우M&A 대표 wikimokgu@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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