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도 개미들 우는 이유

▲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개미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사진=뉴시스]
펀드상품에 다시 돈이 들어온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맞으면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럴 때 투자를 하면 손실을 피하기 쉽지 않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찍었음에도 개미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다. 5월 코스피지수는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그런데도 개미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매수 상위 10종목의 5월 평균 수익률은 -0.45%였다. 개인 매도 상위 10위 종목의 수익률은 13.8%였다. 개인이 팔면 올랐다는 얘기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걸까.

펀드로 설명하면 쉽다.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린치가 1977년부터 1993년까지 운용한 마젤란펀드를 예로 들어 보자. 이 펀드의 초기 자산은 1800만 달러(약 202억원)였지만 해지시점의 자산은 140억 달러(약 16조원)에 달했다. 이 기간 누적수익률은 2703%였다. 눈여겨볼 점은 이처럼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낸 펀드라 해도 투자자 모두가 대박을 본 건 아니라는 거다. 이 펀드 가입자 중 절반가량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가 있다. 2006년 4월부터 운용돼 온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다. 6월 12일 기준 누적수익률은 169.28%다. 아마도 10년간 이 펀드에 투자 했다면 큰 이익을 냈을 거다. 하지만 마젤란펀드와 마찬가지로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봤을 거다. 10년 동안 꾸준히 해당 펀드에 투자한 사람이 없어서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을 보면 그렇다.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호(주식)S’의 순자산 증감과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펀드 수익률이 급증할 때 순자산도 급증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펀드 수익률이 올라가는 구간에서 펀드에 가입한다는 얘기다. 반대로 펀드 수익률이 내려가는 구간에서는 순자산이 감소한다. 손실의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펀드를 매도한 거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식과는 다른 투자행태를 보인 셈이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주식시장이 활황을 맞으면서 투자자들도 투자 종목을 찾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투자자는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오히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수익률이 좋다”는 종목이나 펀드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도 본인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이미 검증됐거나 확실한 증거가 있는 종목을 추천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해당 종목의 추천 가치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펀드투자는 해당 펀드가 운용되는 전체기간을 구입하는 게 아니다. 수익률이 좋아지는 구간은 일부이고, 때로는 마이너스가 날 때도 있다. 구입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수익률도 달라진다. 펀드 전체의 수익률을 이야기하면서 구입을 부추기는 언론과 금융회사의 조언을 걸러서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해당 펀드가 수익률이 좋았든 나빴든 그건 의미가 없다.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너무 쉽게 예측하지는 말자.
이병복 금융산업평가 컨설턴트 bblee2@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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