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학도 ‘클린 햄버거’ 조립하다
옛 공학도 ‘클린 햄버거’ 조립하다
  • 이호 기자
  • 호수 245
  • 승인 2017.06.26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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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동 델리아메리칸 대표

2010년 창업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아이템이 있다. 미국식 수제버거다. 반짝 관심을 받던 수제버거는 2015년과 2016년을 거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 시장에 100% 모짜렐라 수제치즈를 사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브랜드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가 있다. 김현동(55) 델리아메리칸 대표다.

▲ 김현동 대표는 경험을 바탕으로 가맹점에 혜택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정크푸드(junk food)는 높은 열량에 비해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햄버거도 그중 하나로 불렸다. 미국의 대중음식인 햄버거는 빵에 들어 있는 높은 함량의 나트륨, 부족한 야채, 질 낮은 고기, 자극적인 소스 등으로 대표적 정크푸드로 꼽혔다. 지금도 그럴까. “우유와 버터로 만든 빵을 사용하고, 야채를 많이 넣자 수제버거가 클린푸드로 탈바꿈했어요. 여타 자극적인 햄버거보다 담백하고 순한 맛을 지닌 델리아메리칸이 그중 하나죠.” 김현동 대표의 말이다.

델리아메리칸은 미국 정통 수제버거 특유의 맛을 그대로 살린게 강점이다. 우유와 버터가 다량 함유된 수제 치아바타, 수제버거빵, 100% 모짜렐라 수제치즈와 자체 수제소스를 사용한다. 주문과 동시에 5분 내에 요리된다. 수제 치아바타, 비프고기와 야채를 볶은 후 그 위에 모짜렐라 수제치즈를 듬뿍 얹은 미국식 샌드위치 ‘필리치즈스테이크’는 델리아메리칸을 대표하는 킬러메뉴다. 그런데 김 대표는 외식업 전공자가 아니다. 기계공학도인 그가 어떻게 외식업에 뛰어들게 됐을까.

1989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그는 삼성자동차 사업검토와 해외구매를 담당했다. 이후 2000년 한국 내 일본계 회사에 스카우트된 그는 당시 연락사무소 규모(연매출 100억원)였던 회사를 연매출 4000억원 규모의 제조회사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10년 후인 2011년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퇴사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미국에서 맛본 햄버거다. “수제버거에 대한 한국 내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데다, 좋은 식재료로 만든 담백한 맛이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인을 통해 미국의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 ‘킴스앤리(Kims&Lee)’와 접촉한 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014년 델리아메리칸을 한국으로 들여왔다. 2015년 수원역에 안테나숍을 오픈한 김 대표는 1년여 동안 미국 소스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 등 소비자 평가 기간을 거쳤다. 성공을 확신한 그는 그해 10월 분당에 직영 1호점을, 지난해 9월에는 판교에 2호점을 연이어 오픈했다. 그리고 올해 5월 본격 가맹사업에 나섰다. 2년여 동안 직영점 운영에 매달린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겪어 봐야만 가맹점주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의 바람은 델리아메리칸의 성장에 힘입어 작은 음악당을 세우는 거다. “언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당을 만들어,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음악당 설립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가정 형편으로 음악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결심했다. 그날을 기다리며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김 대표. “50살까지 돈을 벌기 위해 매달렸다면, 남은 인생은 가슴이 떨리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그가 인생 2막 첫발을 내디뎠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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