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어떻게 우려 털어냈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해 실적에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와 달리 면세점이 선방했다. 유커 빠진 자리를 싼커散客(개별여행객)가 채웠고, 화장품 업체들은 1인당 구매수량제한을 완화했다. 그러면서 따이공代工의 보따리가 커졌다. 면세점이 숱한 실적 우려를 극복해낸 이유다.

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 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4월 기준, 외국인 이용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5% 감소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 조치로 중국 관광당국이 3월부터 한국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해서다. 그 영향으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6.6% 감소했다.

하지만 절반 가까이 줄어든 이용객 수와 달리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6.9% 감소하는데 그쳤다. 왜일까. 외국인 객단가(70.8%)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그 중심에 ‘따이공代工’이라 불리는 보따리상이 있다.

따이공은 인터넷을 통해 선주문을 받고, 한국에서 구매한 제품을 중국으로 전달해주는 구매대행 전문업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국 내에서 유통되는 수입화장품보다 따이공들이 한국에서 구매한 제품을 더 신뢰한다”면서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은 정품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따이공의 거래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용량 대비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가의 화장품을 선호한다. 2만~3만원대 브랜드숍 마스크팩보다 10만~20만원에 달하는 고가 브랜드를 판매해 차익을 얻는 식이다. 둘째, 국내 면세점을 통해 외산브랜드를 거래하는 추세가 확대하고 있다. 면세점에서 외산 브랜드는 아직까지 별다른 규제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산화장품 구매를 통해 차익을 얻고 있는 거다. 유커는 감소했지만 보따리 규모가 점점 커지는 따이공 덕에 면세점이 예상 밖의 선방을 하고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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