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 실적 감소 괜찮나

농심을 무섭게 추격하던 오뚜기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연매출 2조원의 일등공신인 진짬뽕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라면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라면 시장 점유율 마의 25%를 돌파한 오뚜기가 한계를 만난걸까.

▲ 프리미엄 라면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오뚜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기(GOD과 오뚜기의 합성어)’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오뚜기 창업자 고故 함태호 회장의 숨은 선행이 재조명 받으면서다. 여기에 아들인 함영준 회장이 주식 상속세 1700억원을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뚜기는 일약 ‘착한 기업’으로 떠올랐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오뚜기 제품 ‘구매 열풍’까지 일었다. 그렇다면 ‘갓뚜기 열풍’이 오뚜기의 실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까. 기대와 달리 오뚜기는 올해 1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액은 5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15.7%(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저조한 실적의 원인은 ‘진라면’의 대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진짬뽕’의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짬뽕은 2014년 출시 후 월 19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가 연매출 2조원(2016년)의 벽을 넘어선 것도 진짬뽕의 힘이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라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역성정했다”면서 “계절적으로 라면 비수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라면 부문의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라면 시장 1위인 농심 점유율 뺏어오기도 당분간 주춤할 전망이다. 오뚜기 라면의 시장점유율은 25%(2017년 5월) 내외다. 2014년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25%를 넘었다. 같은 기간 농심의 점유율은 5%가량 떨어졌다. 농심에서 빠져나간 점유율이 오뚜기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오

뚜기는 올 초 농심의 가격 인상에도 동하지 않고, 점유율 높이기를 꾀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시장 규모가 2조원대에서 정체 중이고, 프리미엄 라면의 유행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면서 “오뚜기는 진짬뽕의 인기를 이을 만한 라면 트렌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3월부터 함흥비빔면, 콩국수 라면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컵밥, 냉동피자, 냉동밥 등 HMR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MR 제품의 성장성이 나타나고 있지만 라면류의 역성장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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