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흔들리는 SPA

▲ 지난해 유니클로의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사진=뉴시스]
패션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에도 SPA 브랜드만은 이를 비껴갔다. 저성장 시대에 의류에도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서다. 2005년 한국에 처음 소개된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한국 시장 진출 10년만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또 자라는 지난해 매출억 3000억원, H&M은 매출액 2000억원을 달성했다.

수입 SPA 브래드 공세에 국내 패션업계도 잇따라 SPA 브랜드를 내놨다. 데이즈ㆍ스파오ㆍ탑텐 등 국내 3사의 2016년 매출 합계액은 1조4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SPA 브랜드의 매력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렌드모니터가 SPA 브랜드 구매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요즘 SPA 브랜드 가격이 저렴하지만은 않다”고 답했다. 또 ‘품질이 좋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37.8%에 그쳤다.

실제로 SPA 브랜드들은 현지 가격보다 국내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고 있었다. 이들 브랜드 대부분이 중간 유통사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SPA 브랜드의 본래 의도인 제품의 생산ㆍ유통ㆍ판매의 통합으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거다.

결국 품질은 조금 떨어져도 가성비가 강점이던 SPA 브랜드의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유니클로의 경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2015년1194억원→2016년 827억원) 감소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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