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문가 5人이 말하는 ‘투자의 길’

▲ 증시는 기업이익에 좌우되기 때문에 가계경제 지표와는 괴리가 클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증시와 실물경제의 괴리가 크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증시가 고꾸라질지 실물경제가 살아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신중해야 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투자전문가 5인에게 ‘투자의 길’을 물었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상승세를 탄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내 주머니 사정은 영 시원치 않다. 분명 ‘투자 타이밍’인 듯한데, 지갑이 더 가벼워질까 걱정이다. 증시와 경기의 ‘간극’이 커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투자전문가 5인의 혜안을 살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가장 좋은 투자처는 주식시장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부동산에 투자하기엔 가격이 많이 올라 있고,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선 갭투자도 성행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면서 “채권투자가 다소 안정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걸 감안하면 채권도 그리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만 따져 봤을 때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거라는 거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를 내다보는 눈은 달랐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계경제가 여전히 좋지 않긴 하지만 증시는 결국 기업이익의 함수고, 이는 수출과 연동된다”면서 “여러 경제지표 중 수출현황과 증시의 상관관계를 따져보고 투자시기를 찾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표를 나쁘게만 볼 순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나라의 올해 주당순이익은 42.8%로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에 편입된 46개국 가운데 가장 높고,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져보면 러시아, 터키 다음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증시가 역사적으로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상승여력은 여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키워드는 소비자심리지수 회복

채현기 팀장은 소비심리의 개선을 긍정적 시그널로 판단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내수가 악화하기 시작했는데 올 1월 소비심리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정책적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추경이 편성되고 집행시기가 빨라지면 유동성이 풀리면서 투자가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6월엔 111.1포인트로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소비확대에 이어 국내 소비도 증가하면 상승하고 있는 증시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채 팀장은 “다만 증시가 많이 올라와있어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년 대비, 전 분기 대비 크게 성장한 상황이라 기대감은 충분히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기지표의 개선세가 둔화하고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경기 전망을 밝다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중기적으로 봤을 때 신흥국과 미국, 유럽 등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은 글로벌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증가세가 점진적이라 실질지표와 기대지표와의 괴리가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할 경우 레버리지 투자는 되레 독이 될 수 있다.[사진=뉴시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은 비관론을 설파한 전문가들에게만 던졌다. 어찌 됐든 긍정론은 과도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정다이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평가된 가치)이 낮은 업종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경기전망에 관한 우려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 증가율이 다른 나라 기업보다 나은 상황이라는 점 ▲최근 정부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 ▲외국인의 연간 누적 매수가 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코스피지수가 2550포인트(순이익 132조원)까지는 오를 거라는 분석에서다.

정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기준으로 10%가량 올라갈 여지가 남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선 무리한 투자보단 실적이 잘 나오면서 아직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을 찾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투자는 단기적으로 손해

펀더멘털(매출, 현금흐름, 배당규모 등 지표)이 받쳐주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부에서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배구조 불투명성 해소,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의견 강화, 의사결정 효율성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증시가 재평가되고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상황에선 실적과 펀더멘털이 받쳐주는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게 투자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식투자 자문회사 오즈스톡의 조민규 대표는 “증시는 경제지표에 앞서가는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국내 경제의 회복세는 증시보다 다소 더디게 나타날 공산이 크다”면서 “현재 상황처럼 증시와 실물경제 간 괴리가 큰 경우 중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90일 안에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되레 단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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