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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만 배 부르니 민간 추울 수밖에증시 전문가 7人이 본 ‘간극의 심각성’
[246호] 2017년 07월 05일 (수) 08:00:49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주식시장과 체감경기의 격차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소득이 가계로 흘러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사진=뉴시스]
국내 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를 데운 온기가 실물경제로 흘러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증시 상승세에도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기업의 이익이 가계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계의 지갑을 두껍게 만들어야 체감경기도 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주식시장을 향한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고 있다. 6월 29일 장중 한때 24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25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내 주가 상승세의 원동력은 상장 기업의 이익 증가세다. 2011년 이후 순이익 100조원을 벗어나지 못한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올해 130조원을 달성할 공산이 커서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회복세,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져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핫’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뜨거운 주식시장과 달리 체감경기는 냉랭하다는 점이다. 대체 이유가 뭘까. 투자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시장은 실물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심리에 반응해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라며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지표와 기업실적, 새 정부 출범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따뜻한 바람이 민간으로 퍼지고 내수경기가 좋아지면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면서도 “주가 상승세가 내수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체감경기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식은 기업의 실적에 투자를 하는 것이지 경기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기업실적의 증가세가 체감경기를 데우는데도 시차가 필요하다.

심리에 반응하는 주식시장

체감경기는 실업률ㆍ소비증가ㆍ소득증가 등 민간이 느끼는 경기를 통해 경제 상황을 판단한다.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민간의 지갑이 두꺼워져야 경기 회복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호황이 특정산업에서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수 쪽으로 확장이 더디게 이뤄져 체감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져 있다”며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 수준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과 체감경기의 괴리가 주식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유통ㆍ필수소비재ㆍ음식료ㆍ자동차 관련주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실물경제가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수출”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수출관련주의 비중은 70% 이상으로 내수관련주는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과 체감경기의 온도차를 걱정하는 이유는 가계와 기업의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어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0년 IT버블, 2008년 금융위기, 2010년 유로존 경제위기 등 3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이 너무 많은 걸 가져가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이런 상황을 치유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년 이후 기업저축률이 가계저축률을 뛰어넘었고 2015년 이후엔 기업의 총 저축액인 투자총액을 넘었다”며 “가계의 저축으로 기업이 투자에 나서는 전통적 개념이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가계로부터 자금을 받을 이유가 없어지면 이자나 배당을 지급할 이유도 없어진다”며 “결국, 가계와 기업의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업의 이익이 민간의 소득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준 센터장은 “기업의 이익이 가계 소득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도 이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거나 임금ㆍ배당 등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임금인상, 정규직 확대 등을 통한 소득재분배 정책이 구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증시 상승세에도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사진=뉴시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가장 핵심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은 소득 재분배를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극단으로 양극화된 소득 수준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저임금인상, 고용 창출 등이 과실로 돌아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정용택 애널리스트는 “이런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반발도 심할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집권 중반으로 가야 효과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와 어떤 강도로 정책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주가와 체감경제의 괴리에 관한 우려가 정책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져 가는 기업과 가계의 격차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례로 민간부문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공공부문의 고용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도시재생과 개발에 대한 인프라 투자도 필요하다”며 “장기성장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과 체감경제의 괴리는 기업과 가계의 격차로 이어진다. 이런 성장은 우리나라 경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게 심각한 문제이자 과제다.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과거 전체기업을 통틀어 50조원이 안됐던 사내유보금이 1000조원을 향해 가고 있다”며 “이는 부의 적절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잘못된 결정은 투표로 바꿀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며 “비정상적인 구조를 바로잡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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