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소사이어티-끝나지 않은 여름이야기 展

▲ ❶ 도상봉 비진도의 여름, 1972, 캔버스에 유채, 243×3㎝ ❷ 남현범×신동진, TALK TO, 2017, drawing on photography, 66×90.3㎝
카페가 다방이라 불리던 1960~1970년대에는 ‘다방전시’가 자주 열렸다. 다방에서 서양화를 전시했던 거다. 여기 현대판 다방전시가 열리고 있다. 카페를 미술관으로 끌어들인 ‘카페 소사이어티-끝나지 않은 여름이야기’展이다.

이번 전시는 유영국ㆍ장욱진ㆍ도상봉 등 한국 근현대회화의 거장 10인을 포함해 국내외 작가 34명이 참여했다. 회화ㆍ사진ㆍ설치 등 다양한 분야의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달콤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씁쓸하고 차가운’, ‘이기적인듯 하지만 애잔한’ 청춘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의 구성에서 ‘공간’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기존 화이트 큐브에서의 전시 형태는 오롯이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번 전시는 ‘시노그라피(Senography)’라는 새로운 전시 방법론을 적용했다. 시노그라피는 전시장을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해 주제와 환경에 어울리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거다. 이로써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관람객의 감상 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❸ 박상희, A High Jumper, 2009, acrylic and oil on canvas, 91×116.8㎝ ❹ Simon Ward, E30406241KBV32127AA, 2013, E-paper display screen, 14×10㎝ ❺ 요이한, feet in the sand, 2016, digital print, 83×60㎝
5개의 파트로 나누어진 이번 전시의 첫번째 키워드는 ‘낭만다방’이다. 다방전시 시대를 살았던 1950년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두번째 키워드 ‘스윗블라썸’은 행복하고 달콤해 보이는 청춘의 시각 속에 어떤 고민과 꿈이 깃들었는지 펼쳐내 보여준다. 세번째 ‘콜드블루’는 차갑고 개인주의적으로 보이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전달하는 그들의 진짜 이야기다.

네번째 주제 ‘다크로스팅’은 무한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지친 청춘들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그린다. 또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지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다섯번째 ‘크레마’는 스트리트 패션사진 작가 남현범과 6명의 작가가 협업한 작품이 공간을 꾸린다.

단순히 작품과 정보만 나열하는 전형적인 전시의 틀을 벗어났다. 오감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제공한다. 카페라는 일상 공간에서 예술을 접함으로써 감각의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미술관에서 9월 10일까지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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