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매몰된 원전옹호론은 틀렸다”
“통계에 매몰된 원전옹호론은 틀렸다”
  • 김정덕 기자
  • 호수 247
  • 승인 2017.07.11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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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소 효율성 없나

탈핵脫核은 세계적인 추세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 선언’ ‘원자력 발전소 제로 플랜’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반대론이 만만치 않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원전만큼 효율적이겠느냐는 거다. “땅도, 돈도 없는데 원전보다 훨씬 큰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어찌 지으려 하나”는 구체적인 비판도 제기된다. 과연 이 주장은 사실일까. 답은 간단하다. “통계에 집착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 태양광발전소는 더 이상 효율성 떨어지는 발전 설비가 아니다. 오히려 원전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탈핵脫核을 선언했다. 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하고, 그에 따른 부족한 전력은 LNG화력발전소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노후 원자력발전소를 폐로하는 등 ‘원전 제로’를 목표도 내세웠다. 대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 이상 높인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플랜이다.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53GW 규모의 신규 재생에너지(태양광ㆍ풍력 80%)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연평균 설치량은 기존 1.7GW에서 3.7GW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다는 건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그 자체가 경기를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고, 그런 선택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도 시장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정답지를 제출했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전세계 원전의 약 23%가 집중된 미국에선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원전은 안전과 폐기물처리 비용 증가로 발전단가가 올라 사업성에서 밀린다. 이 때문에 원전사업자들은 주정부나 연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데 집중한다. 글로벌 트렌드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 투자에 전력을 다해야지 경쟁력을 잃어가는 원전산업을 보호해선 안 된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찮다. 특히 올해 안으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갑론을박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에선 “발전단가가 높은 신재생에너지로 전부 대체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원전을 태양광발전으로 전부 교체하려면 수백배에 달하는 땅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어야 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 높이려면 서울 면적의 61%인 370㎢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는 이런 주장들이 사실이냐는 거다. 그동안은 거짓이 아니었다. 신재생에너지의 높은 발전단가 탓에 원전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태양광발전을 위해 필요한  1㎿당 소요면적이 원전보다 넓은 것도 맞다. ‘원전을 태양광으로 대체하려면 전 국토를 뒤덮어야 할지 모른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에너지원별 발전소 비교해보니…

하지만 이는 통계의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발전소를 비교해보면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1978~1986년에 지은 월성원자력발전소(월성 1~4호기)의 총 발전용량은 2779㎿이고, 설비면적은 218만㎡(약 66만평)다. 1㎿당 소요면적은 784㎡(약 237평)다. 당시 건설비용은 6428억원이었다. 2018~2019년 완공 예정인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5ㆍ6호기의 발전 용량은 2800㎿다. 설비면적은 257만4000㎡(약 78만평)이고, 1㎿당 소요면적은 919㎡(약 278평)다. 건설비용은 8조6000억원이다. 최근 짓고 있는 원전은 과거 원전과 발전용량이 비슷한대도, 설비면적은 더 커졌다. 건설비용은 13배나 뛰었다.
문재인 정부가 짓겠다는 LNG화력발전소도 보자. 1989~1997년 지은 분당LNG복합화력발전소의 총 발전용량은 900㎿다. 설비면적은 21만3578㎡(약 7만600평), 1㎿당 소요면적은 237㎡(약 72평)다. 건설비용은 5110억원이다. 2015년에 지은 동두천LNG복합화력발전소의 총 발전용량은 1800㎿, 설비면적은 25만6526㎡(약 7만7600평), 1㎿당 소요면적은 142㎡(약 43평)다. 건설비용은 1조6000억원이다. 나중에 지은 LNG화력발전소의 발전용량이 커지면서 총 소요면적과 건설비용도 늘었다. 하지만 1㎿당 소요면적은 되레 40.1% 줄었다. 원전보다 더 경제적이다.

똑같은 방식으로 태양광발전을 비교해봤다. 2008년 LG태안태양광발전소의 총 발전용량은 14㎿, 설비면적은 30만㎡(약 9만9750평), 1㎿당 소요면적은 2만1428㎡(약 6481평)이다. 확실히 원전이나 LNG화력발전보다 소요면적이 20배를 훨씬 뛰어넘는다. 건설비용은 1100억원이다. 1㎿당 78억6000만원이 들어가는 셈인데, 신고리 5ㆍ6호기(1㎿당 30억7000만원)의 2.5배다.

하지만 또다른 태양광발전소 하나를 더 보자. 2015년에 지은 상주수상태양광발전소의 발전용량은 6㎿, 설비면적은 6만4000㎡(약 1만9360평)다. 1㎿당 소요면적은 1만666㎡(약 3226평)로 LG태안태양광발전소의 절반에 불과하고, 건설비용은 약 360억원으로 1㎿당 60억원꼴이다.

중요한 건 두가지다. 하나는 태양광발전의 성능과 가격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는 원전과는 대조적이다. 둘째는 장소와 환경에 따라 소요면적과 비용, 효율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지만 잘 찾는다면 얼마든지 원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태양광발전소가 원전 크기의 수백배에 달하는 것도 아니다. 전체 통계만으로 효율성이 낮으니 원전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태양광발전 단가 하락세

더구나 전세계 태양광발전 단가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2016년)에 따르면 전세계 석탄발전 평균 단가는 1㎿h당 40〜80달러, 태양광발전 평균 단가는 99달러였다. 일부 국가에선 태양광발전의 단가가 더 낮은 곳도 많다. 태양광발전이 갈수록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거다. 반면 원전은 폐로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진실을 외면한 채 신재생에너지발전의 한계를 주장하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존 통계에 매몰된 원전옹호론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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