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展

▲ ❶ Cecil Beaton, Charles James gowns French & Company, 1948, ⓒConde Nast Archive ❷ Mert Alas & Marcus Piggot, Ophelia, Hever Castle, Kent, 2011, ⓒMert Alas and Marcus Piggott ❸ Patrick Demarchelier, Swept Away, 2011, ⓒPatrick Demarchelier
“보그를 루브르 박물관으로 만들어 봅시다.” 에드워드 스타이켄(1879~1973년) 보그 수석 포토그래퍼가 이렇게 말했다. 이후 보그는 세기의 명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독특한 사진들을 잡지에 실었다.

올해 125주년을 맞은 보그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작품 118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모두 패션 사진과 명화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교과서나 미술관에서 접했던 명화가 사진 작가의 감각으로 어떻게 재해석되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나는 모든 작업에 임할 때 회화적이 느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 팀 워커는 물론 전시에 참여한 모든 작가가 작품에 회화 방식이 적용했다. 화가가 작품을 그릴 때 사용하는 장치, 설정, 기법이 사진에 반영됐다는 거다.

세계 3대패션 사진작가로 꼽히는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팀 워커를 비롯해 순수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닉 나이트, 스티브 잡스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 유명해진 알버트 왓슨 등 세계 사진계를 이끄는 32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는 여섯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섹션에서는 초상화가 패션사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본다. 초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운동에 이르기까지, 예술 안에서 발전해온 초상에서 영향을 받은 이미지들을 모았다. 두번째 섹션의 주제는 정물화다. 반 고흐, 미켈란젤로, 폴 세잔 등 많은 화가가 정물화가 지닌 상징주의에 매료됐다. 그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사진들이 전시된다.

세번째 섹션은 로코코 양식을 다룬다. 로코코 양식은 채도 높은 파스텔과 골드 계열의 색조를 주로 사용한다. 이런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패션 사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패션이 추구하는 젊음, 평화, 서정이 로코코 양식에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네번째 섹션은 풍경화다.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풍경화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사진 속에서 에두아르 마네, 구스타프 클림트 등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섹션은 아방가르드에서 팝 아트를 아우른다. 격변의 20세기 예술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다. 스페셜 섹션에서는 20주년을 맞은 보그 코리아가 어떻게 한국의 색을 표현해 왔는지 보여준다. 보그의 역사에 스며든 세계 미술사를 확인 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