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가입자 1명당 마케팅비 700만원…사력 다한 홍보에도 KT 가입자 되려 줄어

▲ 사상 최대 마케팅 경쟁에도 불구하고 이통3사가 순증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동통신사들이 올 2분기 사상 최고 수준의 마케팅 비용(마케팅 수수료+광고 선전비)을 들이고도 가입자 수는 늘리지 못하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올 2분기에 3사 모두 합쳐 2조356억원의 비용을 마케팅에 지출하고도 28만9719명의 순증(신규-해지)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가입자 1명당 평균 702만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격이다.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인 이통사는 SK텔레콤으로 가입자 1명을 모으는데 약 933만원을 들였다.

SK텔레콤은 올 2분기에 전체 지출의 30% 수준인 9600억원을 마케팅 비용(IR 자료 기준)으로 썼지만, 이동통신(CDMAㆍWCDMAㆍ롱텀에볼루션(LTE)) 순증 가입자는 10만2850명에 불과했다.

KT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마케팅 비용에 쏟아부은 돈만 5890억원이지만 이동통신 가입자는 오히려 11만851명 줄었다. 이에 KT 관계자는 “이번에 추산된 마케팅 비용에는 멤버십ㆍ고객센터 운영 등 기존 고객에 투입되는 ‘디텐션 비용’ 까지 포함됐다”며 “그 값을 누적 가입자 수치가 아닌 순증 가입자 수치로 나눈 것에는 논리적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KT는 지난 3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의해 촉발된 마케팅 경쟁이 시장을 과열시킨 것은 사실”이라며 “KT측은 보조금 지급 등 마케팅 비용에 투자하기 보다는 속도 기술력과 차별화 된 서비스 등 품질로 승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의 반응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마케팅 투자 보다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반년 가량 늦은 올 1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가입자를 모으는 데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에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작년 동기 대비 58.5%, 올해 1분기 대비 36% 증가한 4866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순증 가입자는 29만7720명으로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1명당 약 163만원이 들었다.

이통3사가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하고도 사활을 건 마케팅에 나섰지만 가입자 확보에 실패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2010년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 수가 전체 인구를 넘어서면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이용자 수는 5250만6793명으로 전체 인구 4977만9000명보다 약 300만 명이 많다. 이동통신시장 가입자가 전체 인구의 105%로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인찬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지난 2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저출산으로 휴대전화 첫 개통 인구가 줄고 외국인 고객은 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MVNO) 쪽으로 많이 빠지는 등 순증 가입자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달 23일부터 LTE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는 이통3사 모두 소모적인 보조금 출혈 경쟁에서 한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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