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경영 4주년 bhc치킨

‘우산’을 벗어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소나기도, 우박도, 대설도 온몸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BBQ의 품을 벗어난지 4년, bhc치킨은 어떤 역사를 쓰고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bhc 4년의 기록을 쫓아가봤다.

▲ 박현종 bhc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은“외식업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열이면 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치킨업계의 큰 형 격인 BBQ라는 둥지를 떠나는 것 자체가 모험이자 리스크였다. BBQ의 아성이 흔들릴 정도로 치킨업계의 사정이 신통치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그렇게 4년, 시장의 예상은 깨졌고, BBQ를 떠난 이들은 새로운 세력을 형성했다. 올해로 독자경영 4년째를 맞은 bhc치킨의 얘기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4년의 성과를 발표했다. 박현종 bhc 회장은 “그동안 숨가쁘게 성장해 왔다. 이제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으로선 감회가 새로웠을지 모른다. bhc만큼 곡절曲折을 많이 겪은 치킨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기 때문이다.

bhc는 지난 10년 간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부도 직전이던 2004년 제너시스BBQ그룹에 인수돼 기사회생했지만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튼 코리아에 매각됐다. 독자경영을 선언했을 땐 ‘무리다’ ‘어렵다’는 비관론에 시달렸다. 하지만 bhc는 이런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2326억원으로 2013년(827억원) 대비 세배 가까이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BBQ 매출액(2197억원)을 넘어서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가맹점 수는 2013년 806개에서 2016년 1395개로 73% 증가했다. 이런 급성장의 비결은 단순하지 않다. 박 회장은 “전문경영인 통한 합리적인 프로세스 구축, 과감한 투자, 가맹점ㆍ임직원과의 상생 노력”을 꼽았다. 시장은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연구ㆍ개발(R&D)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은 게 알찬 열매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독자경영 이후 현재까지 bhc가 발표한 신메뉴는 10여가지인데, 흥미롭게도 대부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출시된 ‘뿌링클’과 ‘맛초킹’이 ‘후라이드치킨’의 인기를 넘어선 건 대표적 사례다. 김충현 bhc 연구소장은 “bhc는 뿌링클 출시 전후로 나뉜다. 뿌링클의 성공이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bhc를 둘러싼 한가지 변수는 역시 ‘매각’이다. 사모펀드인 로하튼 코리아가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당장의 리스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조형민 로하튼 코리아 대표는 “사모펀드는 기업을 사고 파는 게 당연하지만 bhc가 크게 성장하고 있어 아직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독자경영 4년을 맞은 bhc가 또다른 4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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